[히든히어로즈(38)] "카풀의 잠재력, e커머스보다 훨씬 크죠"

윤태윤 풀러스 최고마케팅책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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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윤태윤 풀러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의 마음에는 사람들의 일상에서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은 열정이 가득하다.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를 졸업했지만 전공 분야는 대부분 기업간(B2B) 사업 중심이었다. 연구개발(R&D) 분야 컨설턴트로 사회생활을 시작했지만 갖고 있던 열정을 감출 수 없었다. 윤 CMO는 "컨설턴트로 여러 고객들을 만나면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지만 결국 내 사업이 아니라 보조적인 역할에 그친다고 생각했다"며 "무엇보다 사람들의 일상을 바꿀 수 있는 분야를 찾고 싶었다"고 했다.


처음 찾은 무대는 이커머스였다. 2010년 G마켓 창업자 구영배씨와 글로벌 커머스기업 이베이가 함께 싱가포르에 세운 큐텐(Qoo10)에 합류했다. 국내 지사에서 각종 기획을 총괄하다 실력을 인정받아 싱가포르 현지의 마케팅팀장을 맡게 됐다. 그곳에서 연매출 1조원 돌파, 싱가포르 1위 온라인쇼핑몰로 등극하는 데 기여했다. 활발히 사업을 펼치던 와중에 눈에 띈 건 싱가포르의 독특한 교통상황이었다. 윤 CMO는 "싱가포르는 환경보호, 교통정체 방지 등의 이유로 엄격하게 개인 차량 구매를 제한하고 있기 때문에 인구는 500만명정도지만 차량은 50만대 밖에 없다"며 "그러다보니 자전거 공유부터 시작해 우버, 그랩 등 승차공유(카풀) 서비스가 급속도로 시작하더라"고 했다. 그렇게 카풀 시장의 잠재력을 확인한 그는 서영우 풀러스 대표의 제안을 받고 올해 초 풀러스에 합류했다.

윤 CMO는 카풀의 잠재력이 이커머스보다 훨씬 크다고 보고 있다. 그는 "물건은 매일 사지 않아도 되지만 이동은 안 할 수 없다"며 "그만큼 우리 삶에 더욱 밀접하며, 배달서비스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모빌리티는 이커머스까지 담을 수 있는 잠재력과 확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풀러스 역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서비스를 발전시키고 있다. 지난 15일에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스마트 경로매칭 시스템을 시작했다. 운전자의 현재 위치를 기준으로 시간과 요금을 고려했을 때 태울만한 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카풀업계와 택시업계 간의 갈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윤 CMO는 "싱가포르의 경우 택시는 카풀보다 더 체계적이고 고급적인 서비스를 담당하는 한편 카풀은 좀 더 저렴한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다"며 "금요일 밤과 같이 수요가 폭증하는 시기에는 교통난을 함께 해소하는 등 서로 상생하며 서비스의 질이 상향평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싱가포르가 이렇게 바뀌기 까지는 채 3년이 걸리지 않았다"며 "각 나라가 모빌리티 분야를 실정에 맞게 변형해 받아들이고 있는 데 우리는 전무한 만큼 하루 빨리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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