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노란조끼 맞서 이번엔 '붉은 스카프' 시위…"폭력 멈춰라"

노란 조끼 집회에 따른 피로감 호소
親정부 vs 정치성 배제된 시민운동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유류세 인상 반대로 시작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정치적 최대 위기로 몰고간 '노란 조끼(Gilets Jaunes)' 시위대에 맞서 이번엔 '붉은 스카프(Foulards Rouges)' 시위대가 등장했다. 이들은 노란 조끼 시위에 대한 피로감을 호소하며 각종 폭력사태에 반발감을 표했다.


BBC방송과 르피가로 등에 따르면 27일(현지시간) 파리에서 열린 붉은 스카프의 행진시위에는 약 1만명 이상의 시민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들은 붉은색 계열의 머플러 또는 스카프를 목에 두르고 나와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진 노란 조끼 시위 및 그에 따른 폭력사태를 중단할 것으로 요구했다.

붉은 스카프는 이날 집회에서 비슷한 성향의 단체들과 함께 발표한 공동성명을 통해 "우리는 노란 조끼가 만든 반란 분위기에 반대한다"며 "(반 노란 조끼세력에 대한)협박, 끊임없는 욕설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알렉스 브룬 붉은 스카프 대변인은 현지방송 RFI와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은 바리케이트에 질렸다"며 "(노란 조끼 시위가)기업활동에 악영향을 주는 것은 물론 아이들이 제 시간에 학교에 가는 것도 막는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마크롱 정부의 유류세 인상 방침에 대한 반발로 촉발된 노란 조끼 시위는 이후 부유세, 연금, 고용 등 경제 전반으로 의제를 확대하며 '반(反) 정부' 운동으로 확산됐다. 초반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이후 마크롱 대통령이 유류세 인상 철회와 함께 최저임금 인상 등을 약속하며 한 발 물러났음에도 계속되자 오히려 여론의 피로감과 반감을 키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위 과정에서 곳곳에서 방화, 약탈, 폭력사태가 잇따랐던 영향이 컸다. AP통신은 "노란 조끼 시위에서의 폭력사태가 새로운 시위를 촉발시켰다"며 "지난해 11월부터 반정부 운동이 시작된 이후 시위대의 폭력, 공격적인 경찰의 대응이 전국적인 논쟁을 불러일으켰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최근 노란 조끼가 오는 5월 유럽의회 선거에 후보를 내겠다고 발표하며 정치세력화한 것 역시 시민들이 돌아서게 된 배경 중 하나로 해석된다.

다만 붉은 스카프 시위대 내 마크롱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여부가 엇갈리며 향후 또 다른 갈등으로 번질 우려도 제기된다. 주최자 중 한명인 로랑 술레는 마크롱 대통령을 지지하기 위해 페이스북에서 지지자들을 모았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반 정부 성향의 노란 조끼에 맞선 친 정부 성향을 강조한 것이다.


반면 대변인인 브룬은 붉은 스카프가 "정치성이 배제된 시민운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노란 조끼 시위에 의해 야기된 문제들을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거리에서 시위자들과 맞서는 것보다, 마크롱 대통령의 '사회적 대토론'에 참석 하는 것"이라고도 언급했다. BBC는 이 같은 이유로 일부 붉은 스카프 리더들이 이날 행진시위에 참석하지 말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붉은 스카프의 페이스북 팔로워는 2만1000명 상당이다.


11주 연속 이어진 지난 주말 노란 조끼 시위에는 약 6만9000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된다. 전주 대비 1만5000명 줄어든 규모다. 이날 시위에서는 시위대와 경찰 간 충돌이 커지면서 한 시위자가 안구 등에 부상을 입기도 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