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경제추진단' 제외…소상공인연합회 또 '패싱' 논란

최저임금 인상 강경 투쟁 이후 중기부 '중소·소상공인 공정경제추진단' 배제
홍남기 부총리 간담회 전 건의사항 접한 중기부, 뒤늦게 참석 요청
문 대통령 간담회에서도 초대 못 받아…'경사노위' 이어 패싱 논란 재연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과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지난해 12월 4일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 회의실에서 간담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왼쪽)과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이 지난해 12월 4일 서울 종로구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 회의실에서 간담회 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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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이은결 기자] 소상공인연합회(소공연)가 또 다시 패싱(배제)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 대통령 직속자문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에 배제됐다 뒤늦게 참여했는데 이번에는 소상공인 관련 민관합동기구에서 배제됐다.17일 중소벤처기업부와 소공연에 따르면 중기부는 지난해 12월 발족한 '중소ㆍ소상공인 공정경제추진단'을 꾸리는 과정에서 법정단체인 소공연을 빼고 사단법인인 유통상인연합회와 한국마트협회 소속 임원들을 포함시켰다. 유통상인연합회는 인태연 청와대 자영업비서관이 공동회장을 역임했던 단체다. 공정경제추진단은 중소기업 기술탈취나 불공정거래 관련 조사 및 제재, 가맹ㆍ유통 관련 소상공인 피해사례나 제도개선 과제 발굴을 위해 만든 민관합동 조직이다. 중기부 직원들과 서울시, 법조ㆍ학계 전문가들로 구성돼있다.

소공연측은 "작년부터 공정경제추진단을 준비하면서 우리 쪽에는 언급이나 일절 논의가 없었다. 최저임금 정책에 반발하니까 정부가 불편하게 여기는 것 같다"고 했다. 전통시장쪽에서도 추진단에 마트협회가 포함된 것에 반발했다는 후문이다.

소공연은 이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간담회에서 이 문제를 제기하려 했지만 중기부는 전날(16일) 소공연측에 추진단에 참여할 인사를 추천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봉환 중기부 중소기업정책실장은 "당시에 정치적으로 문제가 되는 부분이 있어서 차분하게 의견을 줄 수 있는 (소상공인) 단체를 참여시키려고 했던 것이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나름의 기준에 따라 선택한 것"이라며 "2월 회의를 앞두고 소공연의견도 반영하기 위해서 참여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소공연은 최저임금 인상에 반발해 천막농성을 비롯한 강성투쟁에 나선 이후 일자리위원회와 동반성장위원회, 최저임금위원회 등 각종기구와 대통령과 간담회, 중기부 주요 행사 등에서 초대받지 못하며 패싱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달 홍종학 중기부 장관과 간담회를 가진 것을 계기로 정부와의 관계가 회복되는 듯 보였지만 주휴수당에 대한 이견으로 갈등이 다시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일 문재인 대통령과 중소벤처기업인 간담회에서도 초청받지 못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경사노위 구성에서 배제됐다가 논란이 커지자 합류가 결정된 바 있다. 소공연측은 이번 공정경제추진단도 경사노위와 같은 연장선상의 패싱으로 보고 있다. 중기부 관계자는 "추진단은 불공정거래나 기술탈취, 가맹이나 유통분야 정책자문 등을 위해 구성된 것으로 기존 정책기획단 위원을 중심으로 구성했으며 전문성 외 어떤 정치적 고려도 없었다"면서 "7일 중소벤처 간담회에서는 어떤 소상공인 단체를 초대한 적이 없고 소상공인 대상 행사는 별도로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소공연은 홍남기 부총리와 첫 간담회에서 최저임금 제도 개선을 거듭 요구했다. 최승재 소공연 회장은 "최저임금법 시행령이 개정되면서 올해 주휴수당을 받는 근로자의 최저임금 시간급은 1만30원으로 2017년에 비해 55% 인상됐다. 현장의 목소리는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고 정책에 반영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날 소공연은 ▲주휴수당 폐지▲최저임금 차등화▲소상공인기본법 제정 등을 요구했다.

한편 홍 부총리는 전날 경제단체장과 간담회를 한 뒤 "최저임금의 업종별 차등 적용에 대해서는 검토는 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asiae.co.kr
이은결 기자 le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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