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매체, 김정은 방중 첫날부터 보도…'수령없는 평양' 체제 자신감

그동안은 반동·쿠데타 등 불안·위험에
최고지도자 부재 사실 일찍 공개 안 해와
"해외로 간 첫날부터 보도, 매우 이례적"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 최고지도자의 평양 부재(不在) 사실을 매번 뒤늦게 알려왔던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네 번째 중국 방문을 첫날부터 공개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북한은 그동안 최고지도자가 해외 순방 등의 일정이 있을 경우, 일정을 모두 소화하고 평양에 도착한 후에야 국·내외에 알려왔다. 최고지도자의 부재, 그 자체가 반동·쿠데타 등의 위협을 추동할 수 있는 위험 요소로 간주됐기 때문이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의 방중 소식을 8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7일 북한에서 출발했지만 목적지인 중국 베이징에 도착하는 시각은 8일 오전 10시경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최고지도자가 평양을 비운 사실을 이렇게 일찍 공개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8일 정부 당국자는 "지난번 방중 사례와는 다르게 북한이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첫날부터 보도했다는 점에서 (이번 방중의) 특이점이 있다"고 말했다.실제로 제1차 북·중정상회담(베이징)은 지난해 3월 25일~28일에 열렸는데, 조선중앙통신의 보도는 28일에야 나왔다.

5월 7일~8일간 열린 2차 회담(다롄)에 관한 소식은 회담이 끝난 8일 밤에야 보도됐다. 6월 19일~20일 열린 3차회담(베이징)도 마지막 날에야 보도가 나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도 해외 방문은 극비리에 진행해왔다. 방문을 끝내고 평양으로 돌아온 후에 보도가 됐다. 중국 정부에도 요청을 해, 회담 기간 중에는 중국 내부에서도 북·중회담 관련 보도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이번 방중 사실 공개는 김 위원장의 체제 안정 자신감을 드러내보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고권력자가 평양에 없다는 사실이, 이제는 위험요소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 최고지도자가 평양에 없다는 것을 이렇게 일찍 보도한 것은 근래에 없던 일로 안다"면서도 직접적인 평가는 유보했다. 다만 그는 "이번 방중이 남북관계, 북·중-북·미관계, 비핵화 협상 등과 선순환을 만드는 좋은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