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이탈리아 北 대사 잠적...서방국가 망명 요청

[아시아경제 백종민 선임기자]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 대리가 잠적해 서방 국가로의 망명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정보 소식통에 따르면 조성길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 대리가 망명을 위해 지난달 초 잠적한 후 이탈리아 정부에 신변 보호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정부 측은 망명설에 대해 공식적인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사실 여부와 관련해 확인할 수 없다"고만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도 기자단에 공지 메시지를 통해 사실을 부인하지 않고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가정보원은 이날 오후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들에게 해당 내용을 설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탈리아는 2017년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 문정남 전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를 추방했다. 2015년 부임한 조 대사 대리는 2017년 10월부터 대사 업무를 대리해왔지만 최근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과 이탈리아는 2000년 1월 수교했다. 그해 7월 북한은 이탈리아에 대사관을 개설하고 대사를 파견했다.

조 대사 대리가 희망한 망명 국가가 어디인지, 이탈리아 정부의 신병 처리 방침이 결정됐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한국행을 원하고 있는지도 미지수다.조 대사 대리의 망명 시도는 북한 고위급 외교관의 체제 이탈이 재개됐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2016년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 대사관 공사의 망명 이후 북한 고위급 외교관의 이탈은 없었다. 태 전 공사의 망명 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외무성에 대한 대대적인 숙청을 단행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조 대사 대리가 현지에서 가족들과 함께 지냈다는 점을 들어 자녀 교육 문제로 망명을 택했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태 전 공사의 한국행도 자녀 교육 문제가 직접적인 이유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백종민 선임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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