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50%, "취업" 23%…청춘 어깨 누르는 경제고민

[청년 리포트-폭풍눈물 2534]
'88만원 세대'저자 우석훈 "청년문제 여전히 탈출구 안 보여"
"청년정책만 우선순위에 놓기 힘들 것…상대적 박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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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김형민 기자] "요즘 20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학문적으로 추상화시켜 공통점을 찾는 데 한계가 있어요. 다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부당한 상사에게 고분고분 당하진 않을 겁니다."(우석훈 박사)'88만원 세대'는 대학 졸업 후 비정규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대한민국 20대의 씁쓸한 현실을 빗댄 표현이다. 2007년 경제학자인 우석훈 박사가 공동 저술한 책 이름에서 비롯됐다. 당시 그는 20대의 퍽퍽한 삶을 환기시켰지만 10여년이 지난 지금도 현실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연애ㆍ결혼ㆍ육아를 포기하는 '삼포세대'로 진화하며, 자신들이 살아가는 이 땅을 '헬조선'이라 부르고 있다.

이 같은 현실은 본지의 이번 여론조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가장 고민하는 문제'를 묻자 청년들은 성별과 지역을 가리지 않고 돈(50.4%)과 일자리(23.2%)를 손에 꼽았다. 우 박사는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청년 문제를 놓고 "안 바뀐다. 탈출구가 안 보인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청년 우선 정책을 펴는 데 대한 노인층의 여론이 안 좋은 것 같다"며 "(이런 분위기에선) 기술적 해법은 찾을 수 있어도 사회적으로 이행할 방법은 찾기가 어렵다"고 진단했다.

불과 1년 전만해도 그는 "사회적 합의를 만들면 '청년 완전 고용' 이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 박사는 "사회적으로 청년층만 힘든 게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청년수당 등 청년에게 우호적인 정책을 우선순위에 놓기 어렵게 됐다"며 아쉬워했다.돈과 일자리에 매몰된 요즘 청년 문제를 요약하는 키워드는 '박탈감'이다. 본인의 노력으로 상황을 바꾸지 못한다는 인식이 자연스레 상대적 박탈감으로 연결되는 것이다. 지난해 뜨거웠던 가상통화 투자 광풍 역시 젊은층의 상대적 박탈감을 크게 자극했다.

이런 가운데 청년층에선 사회 정의에 대한 민감도도 상당히 높아졌다. 우 박사는 '계층과 계급이 취업 시장에도 존재한다는 청년들의 인식이 강하다'는 지적에 "취업 비리처럼 정의를 이루지 못한 사회 구조에 대한 분노가 지금 청년들을 지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의보다 부당이라는 말이 더 많이 쓰이고 있다"며 "지난 평창올림픽 때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이 불러온 반발처럼 자신과 직접 상관이 없더라도 부당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굉장히 민감해진다"고 지적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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