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대출 부담 해마다 커진다"…'번 돈 대비 갚을 돈' 급증

한국은행 2018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 발표
취약계층 대출부담 해가 갈수록 늘어

외감기업 5곳중 1곳은 재무취약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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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 이창환 기자] 취약계층 대출자의 부담이 해가 갈수록 늘고 있다. 번 돈 대비 갚아야 할 돈의 비율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이들 계층은 변동금리 비중이 높은 신용대출과 제2금융권 대출을 받은 경우가 많다. 대출 금리가 상승하면 갚아야할 빚 규모도 늘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 국내 기업 5개 중 1개는 재무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20일 한국은행은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취약차주의 DSR(연간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비율) 수준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고 밝혔다. 취약차주란 3개 이상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하위 30%)이거나 저신용(7~10등급)인 채무자를 말한다. DSR이 상승한다는 것은 취약차주들이 연봉을 받아도 대출 원리금을 갚는데 써야 할 돈이 늘어나 가처분 소득은 줄어든다는 의미다.

취약차주의 평균 DSR은 3년 전부터 급상승했다. 한국은행이 집계한 2012년(60.7%) 이후 2015년(61.1%)까지 60% 초반 수준을 유지해왔다. 그러다 2016년 64.1%로 크게 올랐다. 지난해(66.2%) 한 단계 더 뛰고, 올해 2월(67.6%)엔 70% 가까이 치솟았다.

취약차주 중 절반은 신용대출 혹은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았다. 올해 2분기 기준 전체 취약차주 중 신용 대출을 받는 규모는 43%, 상호금융ㆍ저축은행 같은 비은행 대출을 받은 규모는 65.5%에 달했다.변성식 한국은행 금융안정국 안정총괄팀장은 "취약차주의 경우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높은 신용대출과 비은행 대출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대출금리가 오르면 채무 상환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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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외부감사 기업 2만2798개 중 재무취약기업 수는 4469개로 19.6%를 차지했다. 재무취약기업은 3년 연속 이자보생배율 1미만, 영업활동현금흐름 3년 연속 순유출, 완전자본잠식 중 한가지라도 해당하는 곳이다.

이 중에서 영업활동으로 이자도 벌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 상태가 3년 이상 이어진기업은 3112개(13.7%)다. 한은은 이들을 한계기업(일명 좀비기업)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 3년 연속 영업활동현금흐름 순유출 기업은 1492개(6.6%), 완전 자본잠식 기업은 1636개(7.2%)다. 세 가지가 모두 겹치는 기업은 287개(1.3%)였다.

이민규 한은 금융안정국 안정분석팀장은 "재무취약기업은 심각한 경영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사업 재편, 부채 축소 등의 자구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심나영 기자 sny@asiae.co.kr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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