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동여담]중국발 미세먼지가 만드는 '황사능'설

(사진=그린피스/http://www.greenpeac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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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중국발 미세먼지로 인해 하늘이 뿌옇게 흐려지는 날이 늘어나면서 미세먼지 관련 기사마다 분노가 가득한 댓글들이 많아지고 있다.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은 주로 차량 2부제나 노후경유차 벌금 등 자국민을 향할 뿐, 정작 주 원인인 중국에는 제대로 된 목소리조차 못내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미세먼지 관련 청원글은 5000여건에 이른다. 이중 중국에 직접적인 항의가 필요하다는 글만 800여건에 달할 정도다. 최근에는 유튜브의 각종 동영상들을 통해 중국에서 넘어오는 미세먼지에 중금속 뿐만 아니라 방사능 물질들도 섞여있다는, 이른바 '황사능' 설까지 돌고 있다. 과거 중국이 북서부 타클라마칸 사막에서 핵실험을 벌였고, 그것이 중금속 미세먼지에 섞여 한반도로 넘어오기 때문에 중국발 미세먼지가 핵물질까지 함께 섞여있다는 가짜뉴스다.

현재 한반도의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문제의 심각성을 생각하면, 이런 황당한 설들이 쉽게 퍼질 수밖에 없다. 한반도로 서풍이 몰아닥칠 때마다 중국 동부일대 수억명의 중국인들이 쓰는 석탄, 목탄 등 화석연료로 인해 만들어진 거대한 스모그는 서해건너 한반도 전역으로 밀고 들어온다. 차량이나 공장이 거의 없는 평양까지 미세먼지 농도가 세계 다섯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한반도 대기질을 심각하게 오염시키고 있다.

하지만 중국과의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협력사업은 지지부진하기만 하다. 중국정부는 최대 80%까지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진 한반도 내 중국발 미세먼지의 영향력에 대해 과장됐다며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중국정부의 뻔뻔함도 문제지만, 중국 측의 과장론에 반박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국내 미세먼지 연구가 걸음마 수준인 것도 사실이다. 정부나 지자체나 선거 때마다 이색공약 중 하나로 미세먼지를 활용만 하거나, 국내 규제에만 앞장설 것이 아니라 먼저 국내 대기질 연구의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투자부터 실시해야 할 것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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