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높은 취업 문턱…기대보다 걱정 더 커진 구직자들

2018 제2차 KB 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

지난 21일 인천 송도구 컨벤시아에서 열린 ‘2018 제2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아시아경제 문혜원

지난 21일 인천 송도구 컨벤시아에서 열린 ‘2018 제2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구직자들이 채용공고게시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아시아경제 문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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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문혜원 기자] 싸늘했다. '2018 제2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 분위기는 한겨울이나 다름없었다. 취업난으로 인해 박람회장이 한여름처럼 달아 오를 것으로 생각했지만 현장에 가보니 달랐다. 얼어붙은 취업 시장 그대로였다.현장에서 만난 구직자들 역시 반응은 차가웠다. 일자리를 찾느라 눈빛이 강렬했지만 큰 기대감은 없어보였다. 군복 차림의 군인들, 교복을 입은 고등학생들, 남색 정장 일색의 구직자들. "얼마나 구직에 지쳤을까"하는 안쓰러움에 마음이 쓰였다.

지난 21일 박람회장을 찾은 고등학교 2학년생 A(18)양은 시름이 가득한 얼굴로 하소연했다. 은행ㆍ공기업 등의 직업군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를 얻기 위해 박람회장을 찾았다는 A양은 직무소개자들의 상담을 받으면서 얼어붙은 취업시장의 현실을 직시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그는 "취업 문턱은 더 높아지는 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사람'의 일자리가 점점 더 줄어드는 추세라 걱정이 한가득"이라며 "취업난이 심각하다는 것을 현장에 와보니 느낄 수 있었다"고 한숨을 쉬었다.전역을 두 달 앞둔 해병대 군인 B(21)씨는 "사회로 복귀할 시간이 다가오면서 앞날에 대한 고민을 더 많이하게 됐다"며 "현업에 종사하는 이들로부터 전역 전까지 남은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는 게 좋을 지 조언을 듣고 싶어 오게 됐다"고 말했다.

자기소개서를 열심히 작성하던 교복 차림의 C(18)군은 "요구하는 자격증도 더 많아지고 경쟁률도 더 세지면서 취업의 문턱이 높아졌다는 말을 실감하게 됐다"며 "그만큼 자기소개서에 쓰는 내용과 문구 하나하나까지도 더 고민을 오래 한 뒤 쓰게 된다"고 털어놨다.

박람회장 중심에 마련된 육ㆍ해ㆍ공군, 해병대 부사관, 군무원 모집 부스에는 남녀 불문 학생들과 취준생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았다. 취업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면서 직업군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전직교육원 관계자는 "학생들이 주로 지원자격이나 정년 보장 등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한다"며 "최근에는 여학생들의 관심이 확실히 늘었다"고 전했다.

최근 워라밸 열풍을 반영 하듯 일부 구직자들은 취업 보다는 삶의 질에 대한 고민도 호소했다. 지방에서 올라온 고등학생 D(19)양은 "은행에 취직한 선배 언니가 '밥 먹을 시간도 없을 정도로 초과근무에 시달리고 있다'고 하소연한다"며"취업도 걱정이지만 취업 후의 내 삶에 대해서도 걱정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한편 21~22일 이틀간 인천 송도구 컨벤시아에서 열린 '2018 제2차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는 누적 방문자 수가 23만명에 달하는 국내 최대 취업박람회 중 하나다. KB국민은행이 주최하고 우수기업 200여개사가 참여해 기업 특성에 맞는 KB우수기업 채용관, 대기업협력사 채용관, 과학기술인재 채용관 등을 운영한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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