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오늘 푸틴과 정상회담…北 제재 완화 논의

문 대통령-푸틴, 北 제재 완화 필요성 공감
문 대통령, APEC 기간 중 시진핑과도 정상회담 추진
아베 총리와는 안 만나…靑 "회담 할 분위기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오후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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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싱가포르를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14일(현지 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부터 30분 동안 샹그릴라 호텔에서 푸틴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네 번째로, 지난 6월 러시아 월드컵 기간 중 모스크바에서 정상회담을 한 이후 5개월 만이다.

두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진전을 위한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그 동안 북한 비핵화를 위해서는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지난달 유럽 순방에서 북한 비핵화 촉진을 위해 대북 제재 완화의 필요성을 주장했지만 호응을 받지 못한 문 대통령으로서는 ‘우군’을 만나는 셈이다.

문 대통령은 17~18일 파푸아뉴기니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공동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시진핑 중국 주석과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다.

한·중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ASEAN,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대북 제재 완화를 주장하는 3개 나라 정상이 잇달아 정상회담을 가지는 것이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대신 보냈다.

문 대통령이 펜스 부통령을 만나더라도 아주 짧게 접견할 것이라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예상하고 있다.

ASEAN과 APEC 기간 중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는 만날 계획이 없다.

아베 총리가 대법원의 강제 징용 배상 판결에 대해 과도한 반발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정상회담을 하기에 부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아베 총리와는 정상회담을 할 분위기가 아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예정됐던 북미 고위급 회담이 연기되는 등 북미 대화가 다시 교착상태에 빠질 조짐이 보이는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 일본과는 거리를 두면서 중국, 러시아와는 가까워지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문제 외에도 신북방정책 협력 문제에 대해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러시아는 최근 신북방정책을 고리로 실질적 협력의 폭을 넓혀가고 있다.

한국 17개 시도와 러시아 극동연방관구 소속 9개 지방정부는 지난 8일 포항에서 한·러지방협력포럼 출범식을 열고 상호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한·러 지방협력포럼은 지난해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문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 결과물이다.

문 대통령은 이 행사에 참석해 축사를 통해 “러시아와 한국 사이에 추진 중인 가스, 철도, 전력, 조선, 일자리, 농업, 수산, 항만과 북극항로 등 ‘9개의 다리 협력’도 중앙정부의 협력만으로는 실현될 수 없다”며 “양국 지자체가 지역의 산업별 특성에 맞는 방안을 마련해 협력할 때 ‘9개의 다리’ 하나하나는 더욱 견실해질 것이며, 지역 발전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싱가포르=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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