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來 최고치 환율, 금융시장 불안요인되나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1132.7원)보다 2.4원 내린 1130.3원으로 출발한 10일 서울 을지로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하게 업무를 보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원·달러 환율이 전 거래일(1132.7원)보다 2.4원 내린 1130.3원으로 출발한 10일 서울 을지로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분주하게 업무를 보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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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창환 기자] 원·달러 환율이 급등세를 이어가면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경제 호조에 따른 금리인상과 국채금리 상승, 미중 무역분쟁 격화, 유가상승 등 변수가 많아 달러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10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대비 2.4원 내린 1130.3원에 개장했다. 소폭 하락출발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14분 현재 1131.10으로 반등 기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1109.3원까지 하락했던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인 지난 8일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환율이 1130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8월13일 이후 2개월 만이기도 하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미국의 이례적인 경제 호조가 지속되는 데다 중국과의 무역분쟁 격화 우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미국 국채금리 상승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다.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9월 실업률은 3.7%로 약 49년 만의 최저치였다. 미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연율 4.2%로 4년 만에 분기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지난 4일 "미국 경제는 이례적으로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 모두 낮은 상황"이라며 "당분간 성장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미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도 달러강세의 요인이 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전일 95.3으로 지난달 하순 이후 지속 상승 중이다.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서 증시가 하락하는 등 국내 금융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달 27일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이후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 증시에서 1조3000억원대의 순매도를 기록했는데 달러 강세가 외국인 매도를 거들었다는 분석이다.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 환차익을 염두에둔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주식을 내다파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제한적인 달러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터키발 금융불안으로 인해 촉발된 금융불안이 취약 아르헨티나와, 남아프리카공화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으로 전이되면서 해당국가 통화가치 하락이 지속되는 것도 달러 강세 요인으로 꼽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합의 불발과 미국의 대이란 제재 등으로 국제유가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것도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를 높이는 요인이다.

최제민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원은 "미 연준의 금리인상, 미중 무역분쟁, 유가 급등과 같은 악재들이 당분간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달러 환율도 추가 상승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이런 악재들이 시장의 예상을 넘어서지 않는다면 국내의 양호한 펀더멘털로 인해 원·달러 환율 상승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창환 기자 goldfis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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