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배 아모레 회장 "인구 구조에서 기회 찾아라"

만혼과 비혼이 만들어가는 시장 의미
가족 구성원 수 줄며 생활용품 고급화 필요
대도시는 젊은층이 좋아하는 것 주목…지역은 은퇴자 공략
중국, 미국, 베트남 등도 인구 구조서 기회
서경배 아모레 회장 "인구 구조에서 기회 찾아라"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인구의 변화는 분명 부정적이거나 위험한 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면에서는 새로 열어갈 기회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무한한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이 한국과 글로벌시장 개척을 위한 키워드로 '인구 변화'를 꼽았다.10일 아모레퍼시픽에 따르면 서 회장은 이달 초 정기조회를 통해 직원들에게 "인구 변화에 발맞춰 우리 회사도 그간 글로벌시장을 개척하거나 면세 사업을 키우는 등 그 안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자 노력해왔다"면서 "아직 우리가 하지 못한 더 많은 것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먼저 국내에서는 고령화ㆍ저출산 이슈를 새로운 관점에서 보고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봤다. 특히 만혼과 비혼이 만들어가는 시장이 의미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은 미용과 건강 등 자신을 가꾸는 일에 적극적이고 면세시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는 것. 가족 구성원 수가 줄면서 생활용품도 용량을 줄이고 고급스럽게 만들어야 하는 등 변화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얘기다.

젊은 층이 서울을 중심으로 모이고 있다는 것에도 주목했다. 이에 따라 소매점의 위치와 역할, 판매 방식 등을 바꿀 필요가 있다는 게 서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대도시에 젊은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와 그들이 찾고 좋아하는 것들이 빠르게 바뀌며 새롭게 생겨난다"며 "전국 2000여개에 가까운 고객 접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낼 수 있다"고 말했다.젊은 층뿐 아니라 은퇴자들을 공략할 것도 주문했다. 서 회장은 "지역의 경우 젊은 사람들은 줄어들지만 은퇴자들은 그렇지 않아 은퇴 후 건강 관리에 관심이 많은 사람을 고객으로 유입시켜야 한다"며 "이 때문에 방문판매 사업에 무한한 기회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경배 아모레 회장 "인구 구조에서 기회 찾아라" 원본보기 아이콘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구 구조에서 기회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연 1300만여명의 신생아가 태어나는 중국은 젊은이들의 소득이 늘고 럭셔리 산업이 활황을 이루며, 3ㆍ4선 도시들이 빠르게 발전해 부산만 한 도시가 많기 때문에 엄청난 기회의 땅이라고 칭했다. 서 회장은 지난달에도 직원들에게 중국 3ㆍ4선 도시를 개척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서 회장은 미국 또한 히스패닉과 아시안 등 비(非)백인계 인구가 전체의 절반을 넘어서며 사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고 있다고 봤다. 인구 1억명의 베트남 또한 수백만 명이 사는 도시가 10개 이상이라며 한국과 문화적으로 비슷한 나라에서 더 많은 기회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역설했다.

인구 구조에 따라 전 세계를 공략하되 '고객 중심'에서 생각해야 한다는 게 서 회장의 철학이다. 그는 "고객 경험 측면에서 시간 관리와 가성비, 편리함, 즉효성의 문제를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자"면서 "인구의 변화, 소비자의 변화, 구매 방식의 변화, 근무 방식의 변화 등 모든 게 변하는 지금 한국을 혁신해 더 넓은 세상을 개척하는 도전에 함께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