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 공동행사 160명 방북길 올라…"놓치지 말아야 할 기회"

이해찬 민주당대표·조명균 장관 등 서해 직항로로 평양행
노前대통령 아들 건호씨 "文대통령 헌신, 아버지도 고마워 하실 것"
金위원장 폼페이오 접견 앞두고 있어…방북단 면담 성사 주목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공항에서 '2018년 10.4 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 참석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4일 오전 서울공항에서 '2018년 10.4 선언 11주년 기념 민족통일대회' 참석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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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취재단·아시아경제 이설 기자] "정말 놓치지 말아야 할 기회가 이렇게 만들어지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아버지는) 문재인 대통령의 헌신적 노력에 아주 고마워하실 것이다."(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

노 전 대통령의 유족 대표로 방북길에 오른 건호씨는 4일 오전 성남 서울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11년 전 주역을 하셨던 두 분 모두 세상에 안계시고 뜻은 계속 기려야 하겠기에 아쉽고 무거운 마음"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앞으로 남북관계가 평화와 번영이라는 그런 가치를 중심에 두고 계속 잘 진행되어 나가기를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10·4선언 합의 11년 만에 처음으로 평양에서 남북 공동행사가 열리면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명균 통일부 장관 등 민관대표단 160명이 방북길에 올랐다.

방북단은 이날 행사 참석을 위해 오전 정부 수송기로 서해 직항로를 이용해 평양에 도착했다.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 재단' 이사장 자격으로 방북한 이 대표는 출발에 앞서 "그동안 정부 당국 간 교류가 있었지만 민간교류가 시작되는 시발점이라고 생각한다"면서 "70년 분단체제에서 평화 공존체제로 가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남북이 하나되는 마음으로 (한반도 평화 정착을) 함께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공동대표단은 이 대표와 조 장관 외에도 원혜영 민주당 의원, 오거돈 부산시장, 지은희 전 정의기억연대 이사장, 이창복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상임대표의장 등 6명이 맡았다. 당국 방북단은 조 장관, 권덕철 보건복지부 차관, 정재숙 문화재청장 등 정부 대표 4명과 민주당 윤호중 사무총장, 김태년 정책위의장 등 국회·정당 대표 20명, 지자체 대표 6명 등 30명이다. 민간 방북단은 노무현재단과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종교계, 양대 노총 등 90여 명으로 구성됐다.
평양에서 열리는 10·4선언 1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주차장에서 정부 수송기 탑승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으로 향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평양에서 열리는 10·4선언 1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노건호 씨가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복궁 주차장에서 정부 수송기 탑승을 위해 성남 서울공항으로 향하기 전 인사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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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호씨의 방북으로 김 위원장이 방북단을 만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이 방북단을 만나면 10·4선언 채택 당사자들의 2세 간 만남이 성사된다. 다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7일 방북을 앞두고 있어 김 위원장이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이날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을 앞두고 "제재 문제로 말하면 조미(북·미) 협상의 진전과 조선반도 비핵화를 바라는 미국이 알아서 스스로 처리해야 할 일"이라며 대미 압박을 본격화했다.

아울러 이번 평양 방문을 계기로 평양공동선언 후속 조치로 당국자 간 고위급 회담 성사 가능성도 있다. 남북고위급회담 남측 수석대표인 조 장관은 이날 출발에 앞서 "이번에 방북하게 되면 당국 간 협의도 함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평양공동선언 이행을 위한 여러 회담 일정이라든가 후속 사업들의 기본 방향에 대해 논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방북단은 이날 오전 고려호텔에 여장을 풀고 오후 과학기술전당 참관, 평양대극장에서 환영 공연관람, 인민문화궁전에서 환영만찬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이튿날 오전에는 10시부터 민족통일대회가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리고, 옥류관에서 오찬을 진행한 뒤 오후 만수대창작사·만경대학생소년궁전 참관, 대집단 체조 공연 관람 일정이 이어진다. 이어 6일 중앙식물원을 참관한 뒤 귀환한다.




이설 기자 sseo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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