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성장 환경 탄탄한 유럽…'스케일업' 기업 1220개

[아시아경제 김혜원 기자] 유럽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 궤도에 진입한 스케일업(Scale-up) 기업이 늘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유망한 스타트업 발굴과 확장을 위해 스케일업 지원을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어 관심을 끈다.

한국무역협회 브뤼셀지부가 4일 내놓은 '유럽 스타트업의 성장과 위기 극복' 보고서에 따르면 창업 후 100만달러 이상 펀드를 조성하거나 최근 3년 동안 매출액이 연평균 20% 이상 증가한 스케일업 기업은 지난해 1220개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이 가운데 설립 이후 1억달러 이상의 펀드를 조성하거나 10억달러 이상의 기업가치로 성장한 스타트업은 134개로 집계됐다. 또 스타트업에 대한 신규 투자는 지난해 220억달러로 전년보다 36%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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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스케일업 및 유니콘 기업은 주로 벤처캐피털과 엔젤투자 접근이 쉽고 학계와의 네트워킹이 용이하며 인큐베이터와 엑셀러레이터 지원 및 창업 정신이 강한 도시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지난해 신규 스케일업의 70%는 유럽 경제 대국인 영국(368개) 프랑스(165개) 독일(129개) 스웨덴(126개) 등 4개국에서 주로 배출됐다. 이들 국가는 혁신 생태계 기반이 탄탄하고 지속적으로 펀딩이 가능하며 핀테크 분야의 경쟁력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EU에서 성장하는 신생 기업은 고객 확보, 자금 조달 등의 난관에도 불구하고 정부ㆍ투자자ㆍ시장과의 활발한 소통, 마케팅ㆍ인재 채용 방식 다각화 등을 통해 스케일업에 성공하고 있다. EU는 최근 '스타트업 스케일업 계획'과 '벤처 EU' 등의 정책을 통해 스타트업 육성과 해외 진출, 네트워크 구축 지원, 신규 투자 확대 등 스타트업이 확장 궤도에 오를 수 있는 환경 조성에 힘쓰고 있다.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국가도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을 위해 스케일업이 중요하다고 보고 세제 혜택, 창업 공간 제공, 혁신 교육 강화, 외국 인력 유치 등 다양한 지원 제도를 시행 중이다.

보고서는 유럽 스타트업이 스케일업 도중 겪는 문제점을 ▲고객 확보 ▲인재 채용 ▲자금 조달 ▲미흡한 지원 정책 및 강력한 규제 ▲경영 등 5가지로 분류해 19개 기업의 위기 극복 사례를 소개했다. 핀테크 기업 몬조와 모바일게임 기업 슈퍼셀은 서비스 개발 단계부터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고객 확보 위기를 극복했고 승용차 공유플랫폼 택시파이는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 정책 결정자를 상대로 사회적 이득과 소비자 편익을 적극 어필함으로써 승용차 공유 서비스를 합법화했다. 스웨덴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인 스포티파이는 높은 스톡옵션 세율로 인재 유치에 어려움을 겪자 정책 당국에 개선을 건의해 50인 미만 기업은 스톡옵션 세금을 면제받는 데 성공했다.윤가영 무역협회 브뤼셀지부 과장은 "유럽 스타트업의 성공은 소비자, 투자자, 정부와의 활발한 의견 교환 및 해외 판로의 확장성을 기반으로 한다"면서 "우리도 스타트업과 정책 당국자 간 소통 채널을 가동하고 사업 초기부터 해외시장을 염두에 둔 비즈니스 모델을 정착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혜원 기자 kimhy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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