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학과 학생들 관장 실습 논란…“인권 침해” vs “사명감 없어”

간호사.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 없음. 사진=픽사베이.

간호사. 사진은 기사 중 특정표현과 관계 없음.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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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국내 일부 대학 간호학과에서 학생들이 관장 실습을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실습을 하는 대학은 최소 7개 학교에서 시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대학에서는 제비뽑기로 관장 대상자를 선정, 다른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관장을 하는 것으로도 드러났다.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들의 인권 침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관장 실습은 교육의 일환으로 학생들의 반발을 이해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어, 관장 실습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지에는 ‘모 학교에서 관장 실습을 학생을 대상으로 시행한다.’ 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익명으로 제보한다면서 “학교에서 관장 실습을 학생을 대상으로 시행한다고 합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런데 그게 조에서 한 명씩 뽑아서 하는 거고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라고 합니다”라고 설명했다.그러면서 “뽑기 잘못 걸려서 자신의 항문을 남한테 보여주는 상황…. 이건 인권 문제인 것 같은데 이거 다른 학교도 하나요?”라고 물었다.

국내 일부 대학 간호학과 학생들의 관장 실습을 폭로하는 글이 실린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 사진=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캡처

국내 일부 대학 간호학과 학생들의 관장 실습을 폭로하는 글이 실린 ‘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페이스북 페이지. 사진=간호학과, 간호사 대나무숲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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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27일 이 실습을 겪은 모 대학 간호학과 학생 A 씨와 ‘행동하는 간호사회’ 소속인 최원영 간호사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학생들의 관장 실습에 대해 폭로했다.

A 씨는 간호학과 학생들의 관장 실습에 대해 “보통 2학년 때 한다. 다른 학교도 아마 그럴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라면서 자신도 지난주에 실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다른 대다수 학교도 모형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꼭 동기들끼리 관장을 해야 하는 것은 인권침해”라고 토로했다. 이어 학생들의 항의가 없는 것에 대해서는 “교수님을 앞으로도 쭉 봐야 하는데 찍혀서 좋을 게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간호사로 근무한 지 8년 되었다는 최원영 간호사는 관장 실습에 대해 “실제로 (관장을) 할 때는 선배 간호사가 여러 번 시범을 보여주고 2, 3명이 같이 한다.”면서 “그렇게까지 해서 배워야 할 정도로 어려운 기술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최 간호사는 그러면서 “다른 대다수 학교도 모형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저희가 꼭 동기들끼리 관장을 해야 하는가 하는. 이건 인권침해 문제라고 생각을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수치스럽다는 반응과 함께 인권침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의대생입니다. 저희는 실습 중에 침습적이거나 수치심을 유발할만한 항목은 모두 모형에다가 연습합니다”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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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반대 의견으로는 학생들의 관장 실습은 교육의 일환이라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도 나왔다. 교육이기 때문에 수치심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한 네티즌은 “공부에 수치가 어딨습니까”라면서 “난 저 교수 말에 공감한다 환자 입장이 되어보지 않으면 최선의 치료를 할 수 없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저 간호학과 나왔습니다. 여러분은 마네킹 실습하고 온 간호사와 사람에게 실습한 간호사가 있으면 누구한테 관장 받으시겠습니까”라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 역시 “요즘 간호 학생들 정말 간호사를 왜 하려고 하는지 잘 모르겠네요…. 사명감이 없는 모습 많이 실망이에요 “제발 많이 배워오세요…. 그래야 환자에게 피해가지 않습니다…. 배울때는 서로를 희생해가면서 직접실습해보는 것 만큼 좋은 건 없습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부 대학의 간호학과 학생들의 관장 실습 참여를 폭로한 페이스북 게시글은 27일 오후 2시30분께 기준으로 1200여 개의 댓글이 달리며 관장 실습에 대한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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