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알아본]국내엔 없는 'SPF100' 선크림…지수 높으면 자외선 차단 잘 될까?

식약처 규정상 SPF 50+까지만 표기해야
SPF 50이면 자외선 차단 99% 정도 돼 지수 높아도 큰 의미 없어…불편감·유해성 증가할 수도
SPF 100+로 표기된 자외선 차단제

SPF 100+로 표기된 자외선 차단제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얼마 전 미국에 다녀온 지인으로부터 SPF100이라고 표기된 선크림을 받았습니다. 같은 선물을 받은 사람들은 "100짜리 선크림이 있었어?"라며 신기해 했습니다. 선물을 준 이는 "이 선크림이 지수가 높아서 자외선 차단을 잘 해주는 것 같은데 우리나라에는 이렇게 높은 지수의 자외선 차단제가 없다"고 말했습니다.그렇습니다. 국내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자외선 차단제의 SPF지수는 가장 높은 것이 50입니다. 그 이상은 없습니다.

이유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규정 때문입니다. '기능성 화장품 심사에 관한 규저에'에 자외선 차단제 SPF 측정 결과가 50 이상일 경우 모두 'SPF 50+'로 표시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4년여 전 LG생활건강이 SPF 100 기능을 지닌 '오휘 선 사이언스 앱솔루트 UV 마스터 100+'를 출시했을 때도 제품에는 SPF 50+로 표기했습니다. 현재 이 제품은 단종된 상태입니다. 현재 LG생활건강은 SPF 50을 넘는 지수의 기능을 가진 자외선 차단제는 만들지 않고 있습니다.
[굳이 알아본]국내엔 없는 'SPF100' 선크림…지수 높으면 자외선 차단 잘 될까? 원본보기 아이콘


식약처에서 이렇게 SPF 50까지만 쓸 수 있게 해놓은 이유는 뭘까요. 식약처 관계자는 "SPF 50 정도면 99% 이상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다고 해 그렇게 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각 나라마다 규정이 다른데 유럽은 SPF 30+가 최고이고 일본도 우리나라와 같이 SPF 50+까지 쓰도록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SPF는 자외선 차단 강도가 아닌 지속시간을 뜻합니다. SPF 1당 약 15분의 차단 지속 시간을 지닙니다. 시중에 주로 판매되는 SPF 30과 SPF 50 제품은 각각 450분(7시간30분), 750분(12시간30분)간 기능이 지속된다는 의미입니다. SPF 100은 25시간의 지속 시간이 있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통상 자외선 차단제가 땀이나 옷에 지워질 수 있어 2시간마다 다시 자외선 차단제를 덧바를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SPF 50 이상인 제품만 발라도 충분하다는 겁니다.

SPF 100인 자외선 차단제의 경우 사용감이 떨어질 수 있고 유해성은 증가할 수 있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명규 대한화장품협회 부회장은 "SPF 50이 넘어가면 기능이 크게 증가하지 않으면서 발림성이나 사용감이 떨어질 수 있고 유해성도 증가할 수 있어 불필요하게 높은 지수의 제품을 쓸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숫자보다는 얼마나 자주, 두껍게 바르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