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코니 매달린 아이 구한 '스파이더맨'에 시민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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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프랑스 정부가 파리 시내의 한 아파트 발코니에 매달린 네살배기 아이를 구하기 위해 건물 외벽을 타고 올라 '스파이더맨'이라는 별명이 붙은 아프리카 청년에게 시민권을 부여했다. 사실상 불법체류자 신세였던 이 청년은 시민권과 함께 프랑스 소방대원으로도 채용됐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집무실인 엘리제궁으로 마무두 가사마(22)를 초청해 이 같은 깜짝 선물을 안겼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은 직접 전화를 걸어 감사를 표했다. 아프리카 말리 출신의 이민자인 가사마는 지난 26일 파리 18구 한 거리를 지나던 길에 아파트 5층 발코니에 매달려 추락 위기인 아이를 발견했다. 즉시 그는 맨몸으로 아파트 발코니를 한 층씩 기어올라갔다. 아이를 구출하기까지 걸린 시간은 약 30초 상당. 주민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는 아이를 구출한 지 몇분 지나서야 도착했다.

누군가가 휴대폰으로 촬영해 소셜네트워크 상에 공유한 이 장면은 즉시 화제가 됐다. 온라인 상에는 '스파이더맨'이라는 별명과 함께 그에게 특별 체류를 허가하라는 청원운동도 시작됐다.

이날 마크롱 대통령으로부터 경찰서장의 서명이 담긴 감사장을 받은 가시마는 현지 언론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소리치고 차들이 경적을 울리길래 무작정 올라갔다"며 "아이를 구해 아파트 거실에 내려놓고 나자 몸이 떨려서 제대로 서 있을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