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北 체제보장" 때리기서 달래기로 (종합 2보)

"리비아모델 적용 않을 것"
볼턴 발언엔 일단 선 그어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뉴욕 김은별 특파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가오는 북미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 합의를 할 경우, 체제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리비아 모델을 북핵 해법에 적용하지 않겠다고도 못박았다. 북한이 '리비아식' 비핵화 방식에 강하게 반발하며 남북 고위급회담을 연기하고, 북미정상회담 무산 가능성까지 암시하자 김 위원장 달래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양측의 긴장 관계가 해소되고 북미정상회담이 다시 급물살을 타게 될 지 주목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무총장과 회담한 자리에서 '김정은을 위한 안전 보장을 미국이 제공할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는 기꺼이 많이 (안전 보장을) 제공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가 할 수 있는 최선은 협상을 타결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이고, 리비아 모델은 북한에 대해 생각하는 모델이 전혀 아니라고 직접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에서 우리는 그 나라를 파괴했고 카다피를 지켜줄 합의는 없었다"며 "언급된 리비아 모델은 (대북 협상과) 매우 다른 협상이었다. 김정은은 그의 나라에 있을 것이고, 그의 나라를 계속 운영할 것이며, 그의 나라는 매우 부유하고 국민들은 엄청나게 산업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을 보라"며 "산업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 이는 '한국 모델'이 될 것"이라고도 했다.이어 "우리는 카다피에게 절대로 안전보장이나 군사력 등을 제공하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며 (이같은) 리비아 모델은 우리가 합의를 이루지 못한다면 아마 북한에 적용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합의한다면 김정은은 매우매우 행복해질 것"이라며 압박과 회유를 병행했다.

리비아 모델을 언급해 북한의 반발을 샀던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에 대해서는 "그 말을 한 것은 문제가 생겼을 때를 가정한 것으로 생각한다"며 "왜냐하면 우리는 북한이 핵무기를 가지는 것을 용인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리비아식 모델이란 북한이 먼저 비핵화를 끝내면 미국이 체제안전보장을 해 주는 방식으로, 북한은 이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 리비아의 전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가 핵 포기를 한 탓에 정권이 무너지고 살해당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달래기에 나서면서도, "정상회담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다음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연연하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그는 "우리는 북한과 협상을 하고 있다. 회담은 열릴 수도 열리지 않을 수도 있는데, 열리지 않게 된다면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편 "나는 북한이 중국을 만나고 나서 상황이 좀 바뀐 것 같다고 생각한다"며 "중국의 영향력"을 언급한 뒤 "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 간의 두 번째 북중 정상회담은 조금 놀라운 일이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뉴욕 김은별 특파원 silversta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