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고용 늘리는 '생산적대출' 기피 …생산유발효과 7년새 뚝

금감원, '은행의 생산적 자금공급 현황' 발표…생산유발 효과 2010년말 45.4%→2017년말 37.1%로 8.3%p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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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국내은행이 생산유발, 고용창출 등에 기여하는 생산적 자금 공급 기능이 갈수록 약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1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은행의 생산적 자금공급 현황'에 따르면 일반은행 14곳(국책은행·인터넷은행 제외)의 총 대출 대비 기업대출 비중은 지난 2010년말 48.8%에서 2017년말 46.7%로 2.1%포인트 하락했다.

개인사업자를 제외한 법인 기업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34.3%에서 26.3%로 8%포인트 내려 하락폭이 더 컸다.

기업대출 중 담보·보증대출 비중은 2010년말 48.3%에서 2017년말 65.2%로 16.9%포인트 상승했다. 이 중 중소기업 담보·보증대출 비중은 54.1%에서 71.2%로, 대기업 담보·보증대출 비중은 20.6%에서 30.1%로 확대됐다.기업대출 중 제조업 비중은 2010년말 30.9%에서 2017년말 29.4%로 1.5%포인트 하락한 반면 서비스업 비중은 같은 기간 5.4%포인트 상승했다. 서비스업 중 생산유발, 고용창출 효과가 낮은 부동산업 비중은 같은 기간 17%에서 25.1%로 8.1%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이 은행의 기업대출 잔액을 생산유발, 일자리창출, 신용창출 등 3가지 측면으로 분석해 환산한 '생산적대출' 수치는 더 악화됐다.

생산유발 기준으로는 2010년말 45.4%에서 2017년말 37.1%로 8.3%포인트 하락했다. 생산유발 효과가 상대적으로 작은 부동산업 대출이 대폭 증가한 반면 전자, 철강 등 생산유발 효과가 큰 업종의 대출은 감소한 데 기인했다.

일자리창출 기준으로는 2010년말 44.7%에서 2017년말 37.8%로 6.9%포인트 하락했다. 신용대출도 은행의 리스크 회피 경향 심화로 2010년말 208조9000억원에서 2017년말 198조1000억원으로 이 기간 10조8000억원 감소했다.

금감원은 지난 2014년 이후 기업구조조정 본격화, 가계대출 규제 완화 등으로 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등 안전자산 위주로 여신정책을 변경하면서 기업부문에 대한 은행의 자금공급 기능이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경제 활성화, 혁신성장 지원을 위해 주담대, 부동산업 대출 등 비생산적 분야에 대한 과도한 자금공급을 억제하고 생산적 부문으로 자금공급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적극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감독·검사 업무 수행 시 은행의 생산적 자금공급 현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필요시 은행별 현황을 평가·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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