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미세먼지와 황사가 기승을 부리면서 호흡기 건강 뿐만 아니라 마스크를 써도 지킬 수 없는 눈 건강에 대한 위험도 커지고 있다.
봄철에는 야외활동이 늘면서 꽃가루, 황사, 미세먼지 등 각종 오염물에 눈이 자주 노출돼 알레르기 결막염이 발생한다. 특히 황사나 미세먼지는 콘택트렌즈 착용자에게 건조감과 이물감을 악화시키는데, 안구건조증 환자는 더욱 심한 증상을 느낀다. 실제로 미국 보건당국은 스모그가 발생하면 안구건조증 환자가 최대 40%까지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대만에서 대규모로 이뤄진 연구에서는 황사가 발생하는 기간에 결막염 빈도가 미취학 아동에서 1.48%, 취학 아동에서 9.48% 증가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대한안과학회에 따르면 동물실험 연구에서 미세먼지에 노출된 그룹이 안구표면의 손상이 더 심했고, 반복 노출될 경우 안구표면 보호물질(뮤신)의 분비량이 줄어들었다. 전연숙 중앙대학교병원 안과 교수는 "눈에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미세먼지는 눈, 코, 입, 기관지 점막 등 공기와 만나는 인체의 부분에 들러붙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킨다"며 "특히 미세먼지는 단순 먼지가 아니라 규소, 납, 카드뮴 등의 중금속과 질소 및 아황산가스와 같은 대기 오염물질들이 포함돼 있어 알레르기성 각결막염, 독성 각결막염, 안구건조증을 일으킨다"고 말했다.그렇다면 미세먼지로부터 눈 건강을 어떻게 지킬까. 미세먼지가 눈으로 들어가는 것을 완벽히 차단하는 방법은 없다. 최대한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전연숙 교수는 "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은 가급적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지만 외출 시에는 되도록 콘택트렌즈보다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만약 렌즈를 사용할 경우에는 외출 후 바로 렌즈를 빼서 세척하고 가능하면 일회용 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전 교수는 또 "
시력이 나쁘지 않아 안경을 착용하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마스크와 함께 선글라스, 고글, 보호안경 등을 착용하고 외출하는 것을 생활화해야 한다"며 "실제 안과에서 안구건조증 등 안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보호안경 처방을 하면 약 70% 정도의 개선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고 말했다.외출 후에는 손을 반드시 씻고 오염된 손으로 눈을 만지지 말아야 한다. 눈이 가렵다고 비비면 알레르기 염증이 심해지고 각막에 상처가 날 수 있어서다. 차가운 인공눈물로 눈을 세척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려움이 심할 경우 깨끗한 수건에 찬물을 적시거나 얼음을 감싸 냉찜질해주면 좋다.
안구건조 증상을 느낄 경우 평소보다 더 인공눈물을 점안하되, 자주 사용해도 문제가 없는 일회용 무방부제 인공 눈물을 넣는다. 가습기로 실내습도를 유지해 바이러스나 먼지가 대기 중에 떠돌아다니는 것을 가라앉히면 눈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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