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美 철강관세' 면제되나…USTR 대표 "韓·EU·아르헨 면제 협상 논의 중"

[아시아경제 이광호, 조슬기나 기자]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철강 관세 부과 시행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이 막판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4월 말까지 한국과 유럽연합(EU) 등 일부 국가와 면제협상을 이어가는 한편 최종 결정이 날 때까지 이들 국가에 대한 관세 부과를 연기하기로 했다.

AP통신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1일(현지시간) 하원 세입위원회 청문회에 참석해 "한국, EU, 아르헨티나의 요청으로 면제협상을 논의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브라질 등과도 비슷한 회담이 곧 있을 것"이라며 "4월 말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그는 "합의에 따라 일부 국가는 관세가 부과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이는 현재 고려중인 일부 국가들에 한한 것으로, 다른 국가들은 예정대로 시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과 연계하는 방안이 언급됐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미국과 한국은 마지막 몇 가지 문제들을 어렵게 다루고 있다"며 "그들(한국)이 미국 의원들의 지지를 받을 개정안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 회원국인 캐나다, 멕시코를 '성공적인 나프타 재협상 완료'를 조건으로 철강 관세 대상에서 일시적으로 면제한 사실과 관련해 "한미가 양자 무역협정을 개정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만큼 한국은 (캐나다ㆍ멕시코와) 비슷한 상황에 있다"고 설명했다.정부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원칙을 두고 한국이 철강 관세 부과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도록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강성천 통상차관보, 유명희 통상교섭실장 등 통상 라인 모두 미국에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국내 철강업계가 미국에 57억달러를 투자해 3만3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는 점 등을 강조하며 철강 관세 면제대상에 한국을 포함시켜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국가 단위로 한국이 면제되지 않는다면, 일부 한국산 철강 제품만이라도 예외 품목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설득 작업을 병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지난 19~20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비공식 세계무역기구(WTO) 통상장관회의에서 미국의 수입산 철강 고율관세 부과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정부측 수석대표로 참석한 김창규 무역위원회 상임위원은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철강 조치가 WTO 규범에 합치돼야 하며 글로벌 경제 활성화를 위해 자유무역체제가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 19일(현지시간) 아리헨티나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 회의에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수입산 철강관세 부과와 관련해 한국을 면제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을 내렸고, 이 조치는 23일(현지시간)부터 시행된다.






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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