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을 읽다]노인을 위한 화장품에 숨은 과학

브라질의 노인 전용 화장품 마투리의 제품 사진.[사진출처=트위터 'MATURI Cosmeticos]

브라질의 노인 전용 화장품 마투리의 제품 사진.[사진출처=트위터 'MATURI Cosmeticos]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노인을 위한 화장품이 있습니다. 특별히 노인들에게 효용이 큰지는 모르겠으나 노인들이 만족하는 화장품 브랜드가 있습니다.국내 화장품사들은 '노인 전용 화장품'이라고 홍보하지 않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그 가운데 하나는 "굳이 늙은이를 위한 화장품"이라고 드러내는 것이 마케팅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 화장품을 사는 당신은 노인'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실버세대 전용 화장품, '노인용 화장품'이라는 광고성 문구가 인터넷 등을 통해 퍼지면서 사회적으로 문제시 된 것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노인들도 멋을 부릴 줄 알고, 젊게 보이고 아름다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화장품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노인들이 '노인용'이라는 광고성 문구에 현혹돼 제품에 대한 올바른 정보 없이 사용하다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심지어 사기를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입니다.이런 일들이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자 당시 식품의약품안전청(현 식품의약품안전처)은 "노인 전용 화장품이라는 분류나 기능성 인증제도는 없다"면서 "노인층이 화장품을 구입할 때 이런 과장 광고에 현혹되지 않아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실버세대를 위한 화장품, 의약외품 안전사용 가이드'를 마련해 시중에 배포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의 이런 분위기와 달리 외국에서는 '노인용 화장품' 브랜드임을 강조하면서도 성업 중인 회사가 있습니다. 브라질의 '마투리(Maturi)'사가 그 주인공입니다.

브라질 마케팅 기관인 REDS에 따르면, 브라질 인구의 12%를 넘는 60세 이상의 고령인구 가운데 여성들의 83%가 아름다움을 여전히 중시하고 있으며, 50%를 넘는 여성들은 본인의 외모에 불만족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외모에 불만족한다고 응답한 사람의 93%가 얼굴과 헤어부분에 '불만족 한다'고 응답했으며, 이를 개선하기 위해 특정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또 60세 이상 여성들은 특정 브랜드 제품에 대한 충성도가 64%로 높게 나타났는데 이 회사가 노인 전용 화장품 회사인 '마투리'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05년 설립된 마투리는 60세 이상의 노인을 대상으로 하면서도 매년 수백만 달러의 매출을 올리면서 순항하고 있습니다. 마투리의 성공 요인에는 '안티에이징(Anti-Aging)'이라는 상식을 외면한 데 있습니다. 나이들면 당연히 노화를 두려워 할 것이라는 선입관을 버린 것이 성공의 열쇠가 된 것입니다.

마투리의 마술은 약간 모자란 듯 적용된 과학에 있습니다. 마투리는 단순한 포장을 추구했습니다. 눈에 잘 띄고 젊음을 상징하는 푸른색을 바탕으로 커다란 글씨체로 읽기 수월하게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향을 덜 가미했습니다. 젊은 세대가 사용하는 제품에 비해 향을 덜 넣어 자극적인 향을 지양하고, 은은한 향을 내도록 조절한 것입니다.

샴푸나 컨디셔너처럼 머리 감을 때 함께 사용하는 제품은 색상을 달리해 구분하기 쉽도록 하고, 젖어도 미끄러지지 않도록 표면에 미끄럼방지 필름을 붙였습니다. 물론 천연원료를 사용해 다량의 수분을 공급하고, 우수 성분을 첨가해 제품을 고급화하는 것은 기본입니다.

지나친 향, 과한 포장을 없앤 것. 이것이 전부라곤 할 순 없겠지만 부족한 듯한 과학의 적용이 인격적으로 '성숙한(mature)' 노인들이 마투리를 선택한 계기가 아니었을까요.

국내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본성에는 남녀노소가 따로 없는데 과학의 산물인 화장품에 노인을 내세우면 부정적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다"면서 "그런데도 마투리는 단순한 과학적 직관을 살려 소비자의 심리를 정확히 파악해 후발주자임에도 살아 남았다"고 말했습니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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