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불편들 정책으로 고쳐져 뿌듯했다" 현장메신저 원성원씨

'보험금 청구 서류 간소화'로 금융감독원장 표창 받은 현장메신저 원성원씨…7일 현장메신저 3기 출범, '생활밀착형 과제 발굴'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작은 불편들이 정책으로 고쳐지는 과정을 보는 것이 뿌듯했다."

금융개혁 현장메신저로 활동 중인 원성원씨(사진ㆍ46세ㆍ주부)가 밝힌 소회다. 원씨는 지난 2016년 3월부터 지금까지 2년간 생명보험 업권에서 '소비자 패널' 격인 현장메신저로 활동하고 있다. 금융개혁 현장메신저는 '국민체감형 금융과제'를 발굴하기 위해 도입된 소비자 패널 프로그램이다. 올해는 은행(25명), 금융투자사(20명), 생명보험사(15명), 손해보험사(15명), 카드사(25명) 등 총 100명이 매 분기 금융사 직원과 함께 금융생활 밀착형 과제를 발굴한다. 참신한 아이디어는 제도 개선으로 연계한다.원씨가 건의를 해 받아들여진 대표적인 안건은 '보험금 청구서류 간소화'다. 입원 중인 가족을 대신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과정에서 원씨가 직접 겪었던 불편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진 것. "보험사마다 제출하라는 서류도 너무 다르고, 복잡했어요. 소액 의료실비를 청구하는 데도 준비해야할 서류가 많았어요. 그래서 청구 서류 요건을 통일할 필요가 있다는 건의를 냈죠"

원씨의 의견을 수렴해 금융위원회는 지난 2016년 11월부터 보험금 심사에 필요한 청구서류를 대폭 간소화시켰다. 교통사고 사망시 7종이었던 청구서류가 2종으로 줄어들고, 일반사망 시 청구서류는 6종에서 4종으로 줄어들었다. 회사별로 30~100만원까지 다양하던 보험금 청구 서류 사본 인정 기준도 최소 100만원으로 기준이 통일됐다. 원씨는 현장메신저 우수사례로 인정받아 2016년말 금융감독원장 표창을 받기도 했다. 원 씨는 "이건 불편해. 짜증나. 답답해라고 말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바꿀수 있는지 생각하고 그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내면 정책 당국에서 제도 개선과 관련해 깊이 있는 고민을 더 해줘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었어요"라고 말했다.

현장메신저 활동을 하면 멀게만 느껴졌던 '금융위원회'란 조직이 친근해지기도 했다. 원씨는 "현장메신저들이 낸 다양한 의견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어떤 것은 정책으로 발전시킬 만하다고 해주거나, 어떤 것은 이미 시행 중이라며 현황을 설명해주시는 과정이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소비자가 직접 낸 사안에 대해 정책당국에서 바로바로 수렴해주고 개선포인트를 찾아줘서 뜻깊었다"고 했다.현장메신저에서 주로 나왔던 의견들은 '간소화', '통합', '시간절약', '번거로움 탈피' 등으로 요약된다. 실제 현장메신저 건의를 통해 받아들여진 대표적인 개선과제들은 ▲신용카드 분실 일괄신고 시스템 구축, ▲은행방문 없이 OTP재발급, ▲전월 카드실적 간편조회, ▲고객 금융주소 한번에 변경 등이다. 원씨는 "금융소비자들이 원하는 건 무엇이든 간편하고 정확하고 빠르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금융 정책과 관련된 큰 방향도 그런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실질적인 쪽으로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16년 1기를 시작으로 도입된 금융위원회 현장메신저는 7일 제3기 금융개혁 현장메신저를 출범했다. 1~2기 현장메신저 활동결과 건의사항 213건 중 104건(수용률 49%)이 수용돼 제도 개선으로 이어졌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