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이 회의 대신 들어가고, 난 재택근무

사무실 자체를 아예 없애는 기업도 생겨…“제조현장 제외할 경우 재택근무 더 확대될 것”

통신업체 NTT동일본이 도입한 재택근무용 분신 로봇 ‘오리히메’(사진=NTT동일본).

통신업체 NTT동일본이 도입한 재택근무용 분신 로봇 ‘오리히메’(사진=NTT동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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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재택근무가 날로 진화하고 있다.회의는 재택근무자 대신 로봇이 참석하고 사무실 자체를 아예 없애는 기업도 생기고 있다고 일본 산케이(産經)신문이 최근 소개했다.

근로자들은 재택근무로 출퇴근 시간을 아끼고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을 늘릴 수 있어 반기고 있다.

통신업체 NTT동일본은 2016년 4월 '분신' 로봇 '오리히메'를 도입했다. 집에서 일하는 직원과 의사를 원활히 소통하기 위해서다. 오리히메는 재택근무자 대신 회의에 참석하기도 한다.재택근무자는 로봇의 얼굴을 움직여 회의실 분위기에 대해 확인하고 다른 직원에게 말도 걸 수 있다. 회사 분위기를 파악하는 데 아무 문제가 없어 사무실에 출근해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도쿄(東京) 소재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소닉가든은 직원 모두가 집에서 근무한다. 대신 컴퓨터 카메라가 사원의 모습을 화면에 비춘 가상 사무실이 마련됐다. 소닉가든의 구라누키 요시토(倉貫義人) 사장은 "직원 모두 사무실에 함께 있는 듯한 일체감이 든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컴퓨터 화면을 통해 동료와 잡담까지 할 정도로 불편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 덕에 직원들은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함께 할 수 있게 됐다.

생활용품 제조업체 유니레버재팬은 직원들에게 일하는 시간과 장소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그 결과 직원들은 러시아워의 교통체증을 피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직장 때문에 부부가 별거해야 하는 일도 없어졌다.

직원들은 컴퓨터로 회의에 참여한다. 따라서 효율적으로 일하는 습관이 몸에 붙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유니레버재팬의 시마다 유카(島田由香) 이사는 "발상을 바꾸니 직원들이 풍성한 삶을 살 수 있게 됐다"고 자평했다.

도쿄대학에서 경제사를 가르치는 오카사키 데쓰지(岡崎哲二) 교수는 "제조 현장을 제외할 경우 원격근무가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재택근무에는 통신시스템 같은 환경 정비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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