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장, '한일銀 vs 상업銀', '호남 vs TK'

[아시아경제 유인호 기자] 우리은행 차기 행장이 '한일은행 대 상업은행', '호남 대 대구ㆍ경북(TK)' 대결로 굳어졌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임원추천위원회는 전날 차기 행장 후보로 손태승 부행장(글로벌부문장)과 최병길 삼표시멘트 대표이사 등 2명으로 압축했다. 이날 임추위는 9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1차 면접을 진행한 바 있다.임추위는 오는 30일께 압축된 후보자 2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접후 최종 후보자 1인을 이사회에 추천하고 이사회에서는 행장 후보자로 확정할 예정이다. 이어 다음달 말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행장으로 선임된다.

금융권에서는 2명의 후보자가 출신 은행과 지역이 극명하게 갈려 어떤 후보가 최종 선택을 받을지 초미의 관심사로 부각하고 있다.

행장 대행을 맡고 있는 손 부행장은 광주 출생으로 전주고와 성균관대 법학과를 나와 한일은행으로 입행했다.최 대표는 전 정권 지지 기반인 대구 출생이다. 대구상고와 연세대를 나와 상업은행에 입행했다. 우리은행에서 중소기업고객본부장(부행장)까지 지낸 뒤 2004년 금호생명(현 KDB생명)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11년부터 삼표로 자리를 옮겨 삼표산업, 동양시멘트 대표에 이어 삼표시멘트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두 후보간 경쟁으로 굳어지자 금융권에서는 우리은행 내부 갈등 요인인 상업 대 한일 출신간 과도한 경쟁이 재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상업은행 출신인 이순우 회장, 이광구 행장이 연달아 수장을 맡았던 만큼 이번에는 한일은행 출신인 손 부행장이 유리하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은행 노동조합에서도 조직내 갈등을 해결할 적임자로 업무 총괄 대행을 맡고 있는 손 부행장을 더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최근 시중은행장이 60대에서 50대로 젊어지는 세대 교체 바람이 불면서 1959년생인 손 부행장이 1953년생인 최 대표 보다 더 적임자라는 분석이 나온다.

우리은행 임추위 관계자는 "조직 안정화를 위해 선임절차를 공정하게 진행하면서도 일정을 신속히 추진해 이번 주 내로 최종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연합회는 27일 오후 5시45분 이사회를 열고 차기 회장 후보군을 압축한다. 이날 단독 후보가 나올 수 있지만, 복수의 후보를 낸 뒤 29일께 단독 후보를 올릴 가능성도 있다. 차기 회장 구도는 관료 출신 김창록 전 산업은행 총재와 민간 출신 신상훈 전 신한지주 사장의 2파전 양상이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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