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후에도 떵떵거리는 무가베…‘퇴직금도 모자라 기념대학까지’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37년의 독재 끝에 권좌에서 물러난 로버트 무가베 전 짐바브웨 대통령이 퇴임 후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대통령직에서만 물러났을 뿐 그동안 누려왔던 특권과 부를 그대로 누릴뿐더러, 짐바브웨 정치에서도 영향력이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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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가베 전 대통령의 퇴임 협상에 관여했던 피델리스 무코노리 예수회 신부는 2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무가베 전 대통령은 원로정치인으로서 에머슨 음난가그와 신임대통령을 비롯한 정치권 전반에 조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무코노리 신부는 음난가그와 대통령이 취임연설에서 무가베 전 대통령에 대해 '나의 아버지이자 지도자이며, 멘토'라고 언급한 사실을 소개하며 "음난가그와 대통령이 무가베 대통령을 멀리할 거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다만 무코노리 신부는 "무가베 대통령이 사임한 것이 이제까지 그가 한 일 가운데 제일 잘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무가베 전 대통령과 그 주변의 소식들 역시 그의 건재를 확인해주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무가베 전 대통령의 조카인 레오 무가베는 AFP와의 인터뷰에서 "무가베 대통령이 매우 쾌활하게 지내고 있다"면서 "(퇴임 후)새로운 삶에 대해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무가베 전 대통령의 부인 그레이스는 10억달러(1조800억원)가 소요되는 로버트 무가베 기념 대학 건립 사업에 집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레이스는 무가베 전 대통령으로부터 부부세습 노렸다 군부의 반발을 사는 등 이번 쿠데타의 직접적 원인이 된 인물이다.
로버트 무가베 전 대통령(왼쪽)과 그의 부인 그레이스 무가베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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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만 아니라 무가베 전 대통령은 퇴임 협상 과정에서 본인과 가족에 대해 일체의 면책을 해줄 것과 퇴직금과 연금, 의료, 경호 등의 혜택을 보장받았다. 짐바브웨 현지 언론과 외신들은 약속받은 퇴직금이 1000만달러, 매월 연금이 15만달러로 보고 있다. 이 외에도 새 정부는 무가베 대통령과 그 가족이 벌였던 방대한 규모의 사업에 대해서도 일절 손을 대지 않기로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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