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생각하는 글로벌 전략은 단순히 해외에 진출하는 것만이 아니다. 인공지능(AI)과 핀테크를 앞세워 금융그룹을 뛰어넘는 초일류 기업이 되는 것이다.윤 회장이 이날 주총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은행의 경쟁자는 구글, 아마존, 알리바바와 같은 글로벌 ICT 기업들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윤 회장은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가장 먼저 현장 조직을 바꿀 방침이다. 그는 현장중심의 자율경영에 기반한 소(小) 최고경영자(CEO) 영업체제를 정착시킨다는 것이다.
물론 그는 아직 인수합병(M&A) 분야에서 배가 고프다. 글로벌 전략을 완성시키는 데 덩치 경쟁도 빼놓을 수 없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골드만삭스, 노무라 등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경쟁하기 위해 국내외 M&A와 기업금융 부문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동남아시아 지역이 1차 M&A 대상이다. 윤 회장은 평소 IB 관계자들에게 "금융지주 포트폴리오에 도움이 되는 기업이나 사업이라면 언제든지 M&A를 추진하라"며 그린 라이트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누구도 넘볼 수 없는 리딩뱅크 자리도 지켜야 하는 게 윤 회장의 숙명이기도 하다. 그는 1기에서 기어코 리딩뱅크 자리를 되찾았다. 신한금융지주를 제치고 3분기 현재 국내 1위 금융 그룹 자리에 오른 것이다. 그 격차를 더욱 벌려나가겠다는 게 윤 회장의 2기 복안이다.
이와 관련, 윤 회장은 이날 "KB사태로 실추됐던 자긍심과 고객 신뢰를 되찾고 차별화된 서비스로 1등 은행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리딩뱅크로 재도약하겠다는 약속을 지켜냈다"며 "올해가 리딩뱅크 위상 회복의 원년인 만큼 2기에는 리딩뱅크 자리를 놓치지 않고 수성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윤 회장은 2014년 11월 수장 자리에 오른 뒤 과감한 개혁으로 KB금융을 '리딩금융' 자리로 끌어 올렸다. 그가 회장직에 올랐을 때는 'KB사태' 이후 그룹이 혼란스러운 시기였지만 내부 기반을 다지면서 외형적으로는 공격적인 M&A을 추진했다. LIG손해보험, 현대증권을 흡수한 것도 그가 이룬 성과다.
윤 회장은 이 같은 2기 경영전략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KB금융 전 직원들의 자세가 모두 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학습하고 과감히 도전하는 열혈청년 같은 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으로부터 첫번째로 선택받은 은행이 되기 위해서는 고객의 눈길과 손길이 닿는 모든 곳에서, 우리의 진심과 정성을 느낄수 있어야 한다"며"고객 니즈에 적합한 상품 및 서비스와 평가 체계를 새롭게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직원들이 고객 중심의 사고와 자세로 바꿔야 한다는 얘기다.
윤 회장은 노조와의 불편한 관계도 개선하겠다는 열린 마음을 보이고 있다.
그는 노조와의 관계 개선 노력에 대해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더라도 '화이부동'(和而不同ㆍ생각이 달라도 서로 화목함)의 KB가 되도록 직원들의 지혜와 협조가 필요하다"고 긍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윤 회장은 직원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희망의 메시지도 전달했다. 그는 "신입 행원도 회장, 은행장의 꿈을 키우는 CEO 승계의 소중한 이정표를 세우게 됐다"며 "모두가 합심한다면 세계 무대를 향한 발걸음에 가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인호 기자 sinryu007@asiae.co.kr 전경진 기자 kj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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