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전체제 종식 이후 30년만에 처음…"핵 떨어지면 사망자 1만8000명 나올 것"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미국 하와이주에서 다음달 1일(현지시간) 북한의 핵공격에 대비한 주민대피 훈련이 실시된다고 일간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최근 보도했다.
하와이주 정부는 냉전체제 종식 이후 30여년 만에 처음으로 섬 전역에서 경보 사이렌을 울릴 예정이다. 사이렌은 기존 쓰나미 대비 시스템을 활용하게 된다.주 당국은 현지 TV에서 핵폭탄이 떨어지면 '실내로 들어가 머무르라'는 내용의 광고를 내보내기도 했다. 냉전시대의 '웅크리고 숨기(duck and cover)' 훈련이 재연되는 것이다.
주 정부 재난관리국(HEMA)의 번 미야기 국장은 "하와이 제도 섬 가운데 인구가 가장 많은 오아후에 핵미사일이 떨어지면 5만∼12만명의 부상자와 1만8000명의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100kt급 핵폭탄이 호놀룰루 1000피트(약 305m) 상공에서 터졌을 때를 가상한 피해 규모에 대해 최근 주민들에게 설명했다고 밝혔다.그는 "직경 8마일(약 13㎞) 내의 주민이 직접적으로 영향 받게 되는데 이들 주민 가운데 90%가 생존하겠지만 낙진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심각한 타격을 입을 곳으로 대니얼 K. 이노우예 국제공항, 히캄공군기지, 호놀룰루항, 진주만을 꼽았다.
하와이주 국방부의 찰스 앤서니 대변인은 "현재 북한의 핵공격 가능성이 높지 않다"면서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쏘면 하와이까지 이르는 데 20분밖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와이주 정부는 지난달 HEMA 홈페이지에 북한의 핵공격 위험성과 대피요령 등이 담긴 개정판 주민행동지침을 문답식으로 게재한 바 있다.
HEMA는 홈페이지에서 "북한의 핵공격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무시할 수 없으며 현존하는 위험성은 낮지만 반대로 공격에 취약하다"고 평가했다.
주 정부는 미 태평양사령부 등이 북한의 미사일 요격에 실패할 경우 20분 안에 미사일이 하와이로 떨어질 수 있으며 호놀룰루가 주요 과녁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핵 공격시 필요한 물품도 나열했다. 주 정부는 14일치 물과 음식, 의약품, AMㆍFM 라디오, 무전기, 랜턴, 서류 비닐백, 호루라기, 담요, 방수포, 구급약 키트를 준비하라고 권유했다.
지난달 9일에는 하와이대학 학생ㆍ교직원들에게 '핵공격이 일어날 경우(In the event of a nuclear attack)'라는 제하의 이메일이 발송된 바 있다.
현지 매체 하와이뉴스나우는 북한이 미국에 대한 미사일 공격 위협을 계속 가하는 가운데 발송된 이메일이어서 학생ㆍ교직원들로서는 불길한 메시지였다고 전했다.
북한이 핵 또는 탄도미사일로 공격할 경우 HEMA의 비상 사이렌에 따라 관내의 적절한 대피소로 대피하라는 게 주요 내용이다.
지난 8월 미국령 괌에서는 주민들에게 핵 공격시 비상행동수칙을 담은 팸플릿이 배포된 바 있다.
하와이주는 북한에서 7500㎞나 떨어져 있다. 따라서 북한이 시험발사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의 사거리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북한의 ICBM이 개발 완성 단계에 이를 경우 미국의 50개 주 가운데 가장 큰 위협을 받을 수 있는 곳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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