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황사의 역습]①때아닌 11월 황사, 원인 따로 있다

8일 황사 습격, 봄철 불청객이 가을에 찾아온 까닭

[가을 황사의 역습]①때아닌 11월 황사, 원인 따로 있다 원본보기 아이콘

잔뜩 흐린 하늘에 희뿌연 시야와 탁한 공기, 얼마 전까지만 해도 맑았던 가을 날씨는 온데간데없다. 8일 오전 하늘의 모습이다. 중국에서 넘어온 때아닌 황사 탓이다. '봄철 불청객'으로 알려진 황사가 가을의 끝자락인 11월에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천고마비'의 계절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는 가을 황사, 원인은 무엇일까?

8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까지 우리나라는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황사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6일 내몽골 고원에서 발생한 황사가 기압골 후면의 북서기류를 타고 남동진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평소보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곳이 있겠으니 건강관리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황사는 중국 내륙 내몽골 사막에 강한 바람이 불면서 한반도 쪽으로 넘어오는 모래와 흙먼지를 말한다. 주로 봄에 발생한다. 황사의 발원지들의 겨울철 강수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편서풍도 분다. 매년 건조한 봄이면 약간의 바람으로도 쉽게 황사가 날리는 것이다. 특히 봄철에 약화된 시베리아 기단에서 분리된 이동성고기압과 저기압이 한반도를 통과하며 황사를 옮겨왔다.

이처럼 봄에 찾아오는 황사가 가을인 9월에 발생한 것은 2009년으로 44년 만이었다. 이듬해인 2010년에는 가을이 한창인 11월에도 서울을 기준으로 황사가 세 차례 나타났다. 고비사막과 내몽골 등 발원지에서 자주 황사가 발생한데다가 우리나라로 향하는 상층의 흐름을 따라 저기압이 자주 통과한 데 따른 것이었다. 11월 황사는 2012년과 2014년에도 발생했다.

가을 황사의 주요 원인은 여름철에도 황사 발원지의 강수량이 매우 적어 가을까지 건조한 상태가 지속됐기 때문이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상승해 건조한 상태가 계속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기상청은 이날 황사와 관련해 "추가 발원 여부와 나타나는 지역과 강도, 지속시간의 변동성이 크다"며 "앞으로 발표되는 기상정보를 참고해야 한다"고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