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지키더니…아웅산 수치, 두달여만에 '로힝야 사태' 현장 방문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사진 왼쪽)이 2일 미얀마 라카인주를 방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아웅산 수치 미얀마 국가자문역(사진 왼쪽)이 2일 미얀마 라카인주를 방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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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미얀마 실권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에 대한 탄압으로 '인종청소' 논란이 일었던 라카인주(州)를 방문했다. 미얀마 정부군과 로힝야족 반군단체의 유혈충돌이 발생한 지 두달여만이다.

2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자우 흐타이 미얀마 정부 대변인은 "수치 자문역이 현재 시트웨(라카인 주도)에 있다"며 "하루 일정으로 무앙다우와 부티두앙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가디언은 "수치 자문역이 앞서 로힝야족이 쫓겨나다시피한 지역을 사전 예고 없이 찾았다"며 "이번 사태는 미얀마의 명성을 심각하게 훼손시켰다"고 보도했다.지난 8월 말 유혈충돌 이후 국경을 넘어 방글라데시로 탈출한 로힝야족 난민은 60만명 이상으로 추산된다. 이들의 탈출과정에서 학살, 방화, 고문 등이 자행됐다는 사실이 증언되며 "인종청소의 교과서"라는 국제사회의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피난하는 로힝야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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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노벨평화상 수상자이기도 한 수치 자문역은 로힝야족에 대한 차별과 박해, 인종청소 등을 묵인해 왔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그는 유혈사태가 발생한지 약 10일 후 진행된 공식연설에서 로힝야족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미얀마족 로힝야족 사태를 규탄하는 공식성명을 채택하자, "양쪽(로힝야족과 미얀마 불교도)의 의견을 모두 경청해야한다"고 입장을 밝혀 노벨상 박탈 논란이 일기도 했다.

수치 자문역의 갑작스런 라카인주 방문은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의식한 것이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AFP통신은 이번 방문에서 수치 자문역이 로힝야족과 만남을 가질지 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가디언 역시 수천여명의 로힝야족이 여전히 가혹한 악조건에 시달리며 국경 근처에서 방글라데시로 가는 배를 기다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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