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수정 교수, '이영학' 검찰 수사 결과 분석…"변태성욕 범행"

여중생 살인 및 사체유기 사건 피의자인 이영학이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취재진 앞에 심경을 밝히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여중생 살인 및 사체유기 사건 피의자인 이영학이 13일 오전 서울 중랑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기 전 취재진 앞에 심경을 밝히고 있다.[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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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딸의 친구인 여중생 A(14)양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어금니 아빠' 이영학(35·구속)이 아내 사망 이후 자신의 변태적 성욕을 해결하기 위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1일 드러났다. 서울북부지검은 이날 이영학을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강간 등 살인), 추행유인, 사체유기,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구속기소하며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검찰이 적용한 법률은 '강간 등 살인'이 유죄로 인정되면 무기징역 또는 사형으로 처벌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이수정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교수(프로파일러)를 통해 검찰이 발표한 이영학의 범죄 행위 배경 등에 대해서 살펴봤다.

이 교수는 검찰이 A양이 이영학 속임수에 따라 향정신의약품을 드링크제로 오인해 마신 뒤 정신을 잃고 갑자기 깨는 상황이 아닌 의식이 돌아오는 과정에서 이영학이 살해했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 “결국 자신의 범행이 탄로 날까 봐 딸까지 유인한 것이 탄로 나니까 결국에는 죽여야겠다고 생각한 걸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성진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가 1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검에서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박성진 서울북부지검 차장검사가 1일 오전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검에서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건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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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영학이 A양을 상대로 성인용품을 이용해 가학적 성추행을 했던 이유에 대해서는 “이영학 성장 과정과 무관하지 않을 거다 개인의 경험과 무관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서울 중랑경찰서에 따르면 이씨를 면담한 프로파일러는 “어린 시절부터 장애로 놀림을 받고 따돌림을 당한 이씨가 친구들을 때리는 등의 보복적 행동을 보였다"며 불우했던 성장 과정이 사이코패스 성향을 발현하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판단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이어 이영학이 A양을 장기간 지배하며 추행하려 했던 것에 대해서는 “필요할때마다 와이프처럼 인형처럼 하고자 했을 텐데 피해자가 수동적이지 않았을 것 같다. 폭력이나 협박을 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서 및 성격분석 결과 이영학은 아내 최모씨를 성적 욕구를 충족할 대상으로 삼아 성욕을 해소해왔으나, 아내인 최씨가 숨지자 대신할 존재를 적극적으로 찾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영학 딸,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영학 딸,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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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학은 성일탈검사(KISD)에서 △성적 가학과 물품을 이용한 음란행위, △관음장애, △음란물 중독, △마찰도착 등에서 모두 '높음'을 나타내 변태성욕 장애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영학은 A양을 살해한 지난달 1일 오후 9시 30분께 시체를 여행용 가방에 넣어 자신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 싣고 어머니가 거주하는 강원도 영월군 야산으로 이동해 100m 높이의 낭떠러지에서 던져 유기한 혐의도 받는다.

이 교수는 이 같은 행위에 대해 “이 지역에 자신의 어머니가 거주하고 있고, 관련해 어머니가 자신의 범죄를 덮어주는 심리가 있지 않았겠나”라고 분석했다.

또 이영학과 그의 친형이 아내 최씨가 투신한 장소에 나타나 생수를 붓는 등 깨끗이 청소를 한 이유에 대해서는 “증거인멸로 볼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경찰은 이영학 딸을 구속하고 친구 A양을 유인한 혐의를 수사 중이다. 또 이영학이 최씨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혐의와 희귀병인 거대백악종을 앓는 딸 치료비 명목으로 받은 후원금을 유흥비에 쓰는 등 사적으로 이용한 혐의, 최씨의 사망 원인 등을 조사 중이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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