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사회책임투자(SRI) 강화 방안을 추진한다.
31일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오는 11~12월 사이 기금운용위원회에 '사회책임투자위원회'를 신설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올해 연말께 내년 시행을 목표로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이 위원회는 환경(Environment),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기업지배구조(Governance) 측면에서 투자 방향을 결정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기업이 이 같은 기본가치에 충실하면 투자를 강화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투자를 제한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국민연금이 앞으로 가습기살균제 관련 기업이나 분식회계 및 횡령ㆍ배임에 연루된 기업에 투자하는 일이 줄어들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은 그동안 사회책임투자에 소홀했다는 지적을 여러번 받아왔다. 실제 지난해 국민연금의 SRI 펀드 규모는 6조3706억원으로 전년 대비 5137억원 감소했다. 국민연금은 국내주식 위탁유형 중 하나로 SRI펀드 투자를 하고 있는데, 국내주식 위탁 규모와 비교해 SRI펀드 비중도 2015년 15.08%에서 지난해 13.38%로 떨어졌다.
그동안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명확한 기준 없이 수익성만 놓고 형식적인 투자를 집행해왔던 점도 있다. 지난해 기준 사회책임투자 중 대형주 비중은 78.1%에 달하며, 중형주는 0.74%, 소형주는 11.71% 수준이다. 최근 재벌그룹의 정경유착, 대기업 오너의 갑질문제 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된 상황에서도 사회책임투자가 너무 대기업 중심으로만 쏠렸던 상황이다.하지만 문재인 정부 들어 '좋은 기업'을 찾기 위한 노력과 '스튜어드십코드' 등 기관의 역할 강화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면서 사회책임투자가 확대되고 있다. 하이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등 국내 자산운용사들도 지난 대선 직후 SRI펀드를 새롭게 선보인 바 있다. 연기금 역시 최근 ESG를 고려한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사회책임투자는 전세계적으로도 보편화되는 추세다. 미국의 ESG펀드 운용자산은 2008년 890억달러 수준에서 올해 상반기엔 2000억달러(한화 약 225조원)를 넘어섰다. 수익률도 우수했다. 투자 컨설팅 기관인 캠브리지어소시에이츠가 지난해 10월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2013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EM ESG지수가 MSCI EM지수보다 12%포인트 더 높은 누적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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