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왔다, 부산 시네마 천국

부산국제영화제 오늘 개막…초청작 75개국 300편·첫 공개 99편

영화 '유리정원'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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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작 문근영 주연 '유리정원'...국내 중견감독 미개봉작 8편도 상영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더 스퀘어' 등 해외 영화제 수상작품 한자리에
기타노 다케시 등 아시아 거장들 눈길...실비아 장 '상애상친'으로 대단원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2일부터 21일까지 부산 영화의전당 등 다섯 극장에서 열린다. '다이빙벨 사태'의 여진이 가시지 않았으나, 다채로운 영화 뷔페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초청작은 75개국 300편.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월드 프리미어는 아흔아홉 편, 자국 이외에서 처음 상영되는 인터내셔널 프리미어는 서른한 편이다. 일본, 인도, 홍콩, 필리핀 등 아시아 영화들은 물론 영미권 거장들의 작품이 대거 포함됐다.
영화 '상애상친'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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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의 문은 여성 감독들의 작품으로 열고 닫는다. 개막작은 문근영이 주연한 '유리정원.' 숲속의 유리정원에서 엽록체를 이용해 인공혈액을 연구하는 과학도 재연(문근영)과 그녀를 훔쳐보며 소설을 쓰는 무명작가 지훈(김태훈)의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리 드라마다. '명왕성(2015년)', '마돈나(2016년)' 등으로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역량을 인정받은 신수원 감독이 연출했다. 폐막작은 실비아 장 감독의 '상애상친.' 임종을 맞이한 노인 곁의 아내, 둘째 부인과 그녀의 딸 등 세 여성의 삶을 통해 부모와 자식 세대의 갈등과 화해를 말한다. 2004년 '20 30 40'으로 베를린영화제 황금공상 후보에 오른 장 감독은 '마음의 속삭임(2015년)' 뒤 2년 만에 부산을 찾는다.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스틸 컷

영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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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세계 영화제에서 화제를 모은 작품으로는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 '다운사이징', '마더!', '더 스퀘어' 등이 있다. 길예르모 델 토로 감독이 연출한 셰이프 오브 워터: 사랑의 모양은 올해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1962년 냉전 시대에 미국 정부의 외딴 실험실에서 일하는 언어 장애인 엘리자(샐리 호킨스)가 그곳에 숨어있는 괴생명체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사회의 불평등과 기후 변화에 대한 은유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고 평가받았다. 알렉산더 페인 감독의 다운사이징은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됐다. 인구과잉과 환경오염으로 위기에 빠진 인류의 미래를 위해 과학자들이 사람들을 손가락 크기로 축소한다는 독특한 내용을 다룬다. 맷 데이먼, 크리스틴 위그, 크리스토프 왈츠 등이 주연했다.

영화 '마더!' 스틸 컷

영화 '마더!'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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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스완(2011년)'으로 명성을 날린 대런 애러노프스키 감독은 신작 마더!를 홍보하려고 부산을 찾는다. 외곽지역의 고풍스런 저택에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던 중년시인(하비에르 바르뎀)과 젊은 아내(제니퍼 로렌스), 이들을 찾아오는 이방인들을 그린 미스터리 드라마다. 애러노프스키 감독은 "결혼생활에 대한 단란한 이야기가 두 남녀 사이의 폭발할 것처럼 끓어오르는 무언가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다른 무언가로 변한다"고 소개했다.
영화 '더 스퀘어' 스틸 컷

영화 '더 스퀘어'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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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벤 외스틀룬드 감독이 연출한 더 스퀘어는 올해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이다. 광장에서 대형 프로젝트 전시를 준비하는 큐레이터 크리스티앙(클라에스 방)과 홍보를 맡은 업체의 계획이 엇나가면서 생기는 소동을 그린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사건에서 드러나는 가식, 허영 등을 통해 웃음을 선사한다. 외스틀룬드 감독이 처음 만든 영어 작품으로, 리자베스 모스ㆍ도미닉 웨스트ㆍ테리 노터리 등이 주연했다. 두 아이의 성장담을 통해 사랑과 정체성을 탐구하는 토드 헤인즈 감독의 '원더스트럭', 우울증을 겪는 여인과 쌍둥이 형제의 위험한 관계를 그린 프랑수아 오종 감독의 '두 개의 사랑', 대안가족과 성소수자 이슈를 배려와 유머로 보듬는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그들이 진심으로 엮을 때' 등도 해외 유수 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아 기대작으로 손꼽힌다.

영화 '메소드' 스틸 컷

영화 '메소드'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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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중견 감독들의 미개봉작 여덟 편도 상영한다. 성경의 '로마서'를 주제로 죄의 문제를 풀어내는 신연식 감독의 '로마서 8:37'을 비롯해 일류 연극배우와 아이돌 스타가 2인극을 올리면서 묘한 감정에 휩싸이는 방은진 감독의 '메소드', 피아니스트 김선욱의 연주를 통해 진정한 의미의 치유를 찾는 민병훈 감독의 '황제', 전직 싱크로나이즈드스위밍 국가대표 선수가 제주 해녀들과 공연을 준비하면서 그들의 삶에 동화돼가는 과정을 그린 오멸 감독의 '인어전설' 등이다. 이동은 감독의 '당신의 부탁', 정가영 감독의 '밤치기', 전고운 감독의 '소공녀', 김종우 감독의 '홈' 등 신인 감독들의 데뷔작 열한 편도 첫선을 보인다.

영화 '빛나는'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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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거장들의 신작으로는 '세 번째 살인', '빛나는', '맨헌트', '아웃레이지 파이널', '그날은 오리라' 등이 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연출한 세 번째 살인은 승승장구하던 변호사 시게모리(후쿠야마 마사하루)가 사형이 확실시되는 미쿠마(야쿠쇼 고지)의 변호를 맡아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는 법정 드라마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이 만든 빛나는은 영화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목소리 해설을 입히는 미사코(미사키 아야메)와 시력을 잃어가는 사진작가 나라모키(나가세 마사토시)의 갈등과 화해를 통해 상실과 치유, 성장 등을 가리키는 드라마다. 맨헌트는 홍콩 액션 누아르의 대부 우위썬(오우삼) 감독의 작품이다. 억울한 누명을 쓴 변호사의 고군분투를 담은 일본영화 '그대여, 분노의 강을 건너라(1976년)'를 리메이크했다. 장한위, 후쿠야마 마사하루, 하지원 등이 주연했다.

영화 '아웃레이지 파이널' 스틸 컷

영화 '아웃레이지 파이널' 스틸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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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노 다케시 감독이 만든 아웃레이지 파이널은 잔혹한 야쿠자 영화 '아웃레이지' 3부작 시리즈의 최종편으로 일찌감치 화제를 모았다. 한국에 머물던 야쿠자 보스 오토모(기타노 다케시)가 자신의 존재가 드러나자 일본으로 돌아가 피의 보복을 하는 범죄물로, 올해 베니스영화제에서 폐막작으로 상영됐다. 쉬안화 감독이 연출한 그날은 오리라는 1941년 일제강점기에 주요 문화계 인사들을 홍콩 밖으로 대피시키려는 이들의 안타까운 사랑과 이별을 그린 드라마로, 중화권의 스타 저우쉰, 펑위옌, 곽건화 등이 출연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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