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vs 연대 정기전 '이상 과열'…고대 응원단이 연대생 폭행

21일 고려대 응원단 페이스북 통해 사과문 발표

(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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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윤신원 기자] 70년이 넘는 전통을 자랑하는 고려대학교와 연세대학교의 정기전(이하 정기전)을 앞두고 고대 응원단원이 연대 기수단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21일 고려대 응원단 페이스북에 "지난 15일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열린 합동응원 오리엔테이션에서 고려대 응원단 총기획단장이 연세대 기수단 소속 학생의 뺨을 때린 것에 사과한다"는 입장문이 게재됐다. 사건을 들여다보면 이날 연대 응원곡이 시작하는 시점에서 고대 응원단원 A학생이 연대 기수단 예비단원 B학생의 깃발 응원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손으로 해당 단원의 오른쪽 뺨을 친 것이다.

하지만 당시 A학생은 “손에 감촉조차 없었다”며 “때리지 않았고 맞았다면 진정성 있게 사과 하겠다”며 폭행 사실을 부인했다. 각 대학교 응원단장과 기수단장 등은 연석회의를 열어 사태 파악에 나섰고 당시 영상을 통해 A학생이 B학생을 가격한 사실이 드러났다.

연대 기수단 측은 가해자 A학생에 대한 징계조치를 요구했지만 고대 측은 관련 징계 규정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요구 철회를 간곡히 부탁한 상황이라고 한다. 고대 응원단은 사건과 관련해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피해 학생이 의도적 폭행과 동일한 수준의 충격을 받았음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이에 관련 징계 규정이 미비하다는 점도 질타를 받고 있다. 수십 년 동안 반복해온 행사인데다 수천 명의 학생들이 행사에 참여하고 몸싸움이 일어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히 있는데도 불구하고 관련 규정이 없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정기전은 대학 간 건전한 교류를 위해 매해 이어져온 전통 문화 행사지만 일각에서는 학생들 간 싸움을 조장할 수 있다는 우려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때문에 이번 폭행 사건을 두고 고대와 연대 학생들 사이에서 그동안 곪아온 문제가 터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윤신원 기자 i_dentit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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