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 회복에도 여론 나빠 프로모션 연장
소비자가 대형마트에서 계란을 고르고 있다.(사진=아시아경제 DB)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대형마트들이 계란값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살충제 파동 속 급감했던 계란 수요가 서서히 회복되고 추석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가격 인상 시 여론의 질타를 받을 수 있어서다. 대목을 앞두고 울며 겨자먹기로 제로 마진과 할인 경쟁을 이어가는 실정이다.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는 최근 돌입했던 한시적 계란 할인 프로모션 기한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마지막 할인'이란 생각으로 기획한 행사였다.
홈플러스는 당초 14일부터 17일까지만 대란 30개들이 한 판을 5580원에서 4580원으로 할인키로 했다. 18일부터 가격을 원래대로 조정할 계획이었지만, 이마트ㆍ롯데마트가 같은 계란 한 판을 4000원대에 판매하는 상황에서 할인 행사를 중단할 수 없었다.
롯데마트도 14~20일로 발표했던 대란 30구 할인(5380→4950원) 행사 기간을 무기한 연장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계란 가격 안정을 체감할 수 있도록 대형마트 차원에서 더 노력해야 할 시기라고 판단했다"며 "일단 할인 행사를 계속 유지하면서 유통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이마트는 대란 30구 소비자가를 오는 21일까지 기존 5380원에서 4980원으로 할인한다. 기한에 맞춰 할인을 중단할지 여부는 아직 정하지 못했다. 나머지 2사가 할인 연장에 나선 만큼 이마트 홀로 가격을 올리긴 힘들어졌다.
대형마트 계란 매대.(사진=아시아경제 DB)
추석 대목을 2주가량 앞두고 대형마트 3사의 속내는 복잡하다. 수요 회복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살충제 파동 직후인 지난달 16~23일 전년 동기 대비 30% 넘게 곤두박질쳤던 3사 계란 매출은 지난달 24일 이후 이날 현재까지는 지난해와 거의 비슷해졌다.
시장 논리대로 가격을 올리기엔 세간의 시선이 너무 따갑다. 살충제 파동 이후 3사는 여론에 떠밀려 혹은 자체적으로 계란 할인을 거듭해왔다. 수익을 포기하고 가격 인하에 나서도 소비자 반응은 "안 팔리니까 겨우 가격을 낮춘다" "더 내릴 여지가 있는데 추석 특수를 노리고 찔끔 인하에 그쳤다"는 등 비난 일색이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추석이 가까워오면서 당연히 밥상물가가 오를 텐데, 계란값의 경우 인상되면 대형마트에 대한 비난 여론을 불러일으킬까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복잡한 계란 유통 과정을 안다면 산지가만 보고 대형마트 판매가를 지적할 수 없다"며 "산지ㆍ도매업체 재고 문제 해결, 가격 안정 등 계란 유통과 소비자 편의 측면에서 대형마트가 기여하는 바도 상당하다"고 토로했다.
한편 계란 평균 가격 하락세는 지속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8일 기준 계란(중품 특란) 한 판 평균 소매 가격은 5503원으로 살충제 파동이 불거지기 직전인 지난달 14일 7595원에 비해 2092원(27.5%) 떨어졌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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