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총싸움 게임에서 조선소 용접훈련까지…발 넓히는 VR

상암에서 열리는 '코리아 VR 페스티펄 2017'
게임, 미디어 뿐 아니라 국방, 의료에도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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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꺅! 야, 비켜봐. 뒤에, 뒤에 있어! 총으로 쏴."마치 전쟁 속 한 장면처럼 보이는 광경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졌다. 가상현실(VR) 기술을 통해 실제로는 체험할 수 없는 환경이 가능해진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서울 상암동 누리꿈스퀘어 일대에서 지난 16일부터 19일까지 '코리아 VR 페스티펄 2017'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 두 번째 개최한 행사로 올해는 KT, CJ, 오큘러스, 소니 등 국내외 76개 기업 194개 부스 규모로 구성됐다. 주말에만 4000여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아 전시회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60~70%이상 증가했다.

전시장 곳곳에서는 VR 기술을 활용한 게임, 영상 뿐 아니라 의료, 국방 등 산업계에 적용된 사례도 소개됐다.KT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선보일 다양한 VR 콘텐츠를 소개했다. 실제 평창 동계올림픽 봅슬레이 경기장을 본 떠 제작한 VR 콘텐츠와 이를 직접 체험해볼 수 있는 봅슬레이 기구를 설치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코리아 VR 페스티펄 2017 전시장에 방문, KT의 VR 봅슬레이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문호남 기자 munonam@asiae.co.kr)

이낙연 국무총리가 코리아 VR 페스티펄 2017 전시장에 방문, KT의 VR 봅슬레이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문호남 기자 munon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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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오전 전시장을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도 KT의 봅슬레이 VR 콘텐츠를 직접 체험한 뒤 "토요일에 봅슬레이 경기장을 둘러봤는데 평창 동계올림픽 끝나면 일반인이 즐기기에는 조금 위험할지도 모르겠다"며 "하지만 이 같은 VR 콘텐츠라면 내가 즐길 수 있을 정도다. 젊은이들은 훨씬 더 재밌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VR는 PC를 담은 가방과 VR기기를 착용하면 마치 총싸움게임 현장에 있는 경험을 하게 해주는 콘텐츠를 소개했다. 캠프VR는 조만간 원거리에 있는 친구와도 VR 총싸움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하반기 중에는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를 중심으로 사업 수출도 진행할 계획이다.

산업계와의 접목도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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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재소프트는 산모가 태아를 모니터 대신 VR로 보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초음파 영상을 와이파이를 통해 실시간으로 VR 기기로 전송, 입체화 기술로 선명하게 아이를 볼 수 있다.

프론티스는 국방분야에 적용되는 'AR(증강현실) 기반 전자식기술교범 플랫폼'을 소개했다. 무기 시스템은 첨단화되고 있으나 군에서는 책자형 교본과 영상 교본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게다가 군 복무시간 단축에 따른 교육시간도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실제 장갑차 안에서 정비병이 관련 정비를 체험할 수 있는 AR 콘텐츠를 국방부, 과기정통부와 개발 중이다.

토탈소프트뱅크는 가상으로 용접을 해볼 수 있는 '용접 훈련 시뮬레이터'를 공개했다. 조선소에서 쓰이는 파이프 중 비싼 부품은 6000만원에 달한다. 이에 실제 용접훈련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실제 현대중공업에는 3만명 용접 전문가가 매년 1주일간 직업 훈련을 진행하는데 그 비용이 80억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이 같은 시뮬레이터 기술을 이용하면 모든 재질에 대한 훈련이 가능해 교육비용이 대폭으로 절감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시장을 둘러본 이낙연 총리는 "VR·AR는 4차 산업혁명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적 요소"라며 "대한민국이 과거에도 그랬듯 기초기술이 출발은 늦지만 응용기술은 충분히 따라잡는 특성 갖고 있다 . 능히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앞설 수 있다"고 말했다 .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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