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논란의 사각지대 '교육공무직'

현장서 교육·행정실무 담당…낮은 급여·잡다한 업무 등 열악한 근무환경에도 무기계약직이란 이유로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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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전환을 두고 교육계가 연일 시끄러운 가운데 교육 현장의 또 다른 '을(乙)'인 교육공무직이 외면 받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공무직은 학교의 교육실무와 행정실무를 담당하는 직원으로서 과학실무사ㆍ전산실무사ㆍ교무행정사ㆍ교무실무사ㆍ조리사 등을 일컫는다. 일반 교육공무직 종사자들은 점심시간 제외 하루 8시간을 근무하고, 각종 수당을 포함해 월 150만원 수준의 급여를 받는다. 처음 계약직으로 선발되면 일정기간 경과 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다. 하지만, 연차가 올라도 기본급은 변동이 없거나 경우에 따라 3만원 정도 오를 뿐이다. 방학 중에도 실제 근무하는 며칠 외에는 급여가 지급되지 않는다.

이 같은 낮은 처우에도 교육공무직은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서울 소재 한 중학교에서 6년째 과학실무사로 일하고 있는 조모(33)씨는 "계약서에 '학교장이 원하는 업무를 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며 "업무의 범위가 명확하지 않아 자질구레한 일을 다 한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다른 서울 소재 중학교에서 사서업무를 하는 이모(32)씨는 "사서지만 국어선생님 업무까지 도맡아 하고 있다"며 "부당한 업무 지시라고 거부하면 '내년에 전환되지 못해서 일 그만둬도 되느냐'는 말을 듣는다"고 털어놨다.교육공무직의 열악한 처우가 기간제 교사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는 이유는 교육공무직이 무기계약직이기 때문이다. 방종옥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정책국장은 "교육공무직은 다른 비정규직과 달리 계약서를 매년 쓰지 않을 뿐이지 처우는 열악한 게 사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아이들이 학교에 다니며 비정규직이나 무기계약직이 정규직에 비해 낮은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지게 될 수 있다"며 "무기계약직도 비정규직과 경중을 가리지 말고 관심가져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준영 기자 labri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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