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80%, 학교 폭력 봐도 외면… "신고해도 바뀌는 것 없어"

가해자 75%가 동급생… 폭력 피해 발생 장소는 대부분 '학교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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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3~4월 동안 초·중·고등학교(초4~고3)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관련 경험·인식 등을 조사한 '2017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대상 학생의 93.3%인 68만4116명이 참여한 실태조사 결과 학교폭력을 당한 적이 있다는 학생은 1.3%(9105명)로, 지난해 같은 시기 진행된 조사 대비 0.1%포인트(908명) 감소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 6512명(3.2%), 중학교 1582명(0.7%), 고등학교 974명(0.4%)이 피해를 당했다고 응답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지난해 대비 0.2%포인트, 0.1%포인트 줄었으며 고등학교는 지난해와 동일했다.

가해자는 같은 학교 '동급생'인 경우가 74.9%로 가장 많았다. 세부적으로는 '같은 반 학생'이 41.0%, '같은 학교 같은 학년'이 34.9%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시기 진행된 조사보다 4.3%포인트 늘어난 수치다.
(제공=서울시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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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유형은 언어폭력(34.5%), 집단따돌림(17.1%), 스토킹(12.6%), 신체폭행(11.6%) 등의 순이었다. 학생 천명 당 피해응답 기준으로는 언어폭력(9.3건), 집단 따돌림 및 괴롭힘(4.6건), 스토킹(3.4건) 신체폭행(3.1건) 등으로 조사됐다.

학교 폭력이 일어난 장소는 학교 내부(65.7%)가 학교 외부(27.5%)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구체적으로는 '교실 안(28.1%)', '복도(13.4%)', '운동장(9.8%)' 등으로 조사됐다. 폭력을 당한 시간은 '쉬는 시간(30.9%)'이 가장 많았으며, '하교 이후(17.1%)', '점심 시간(15.2%)' 등이 뒤를 이었다. '수업 시간'이라는 응답도 8.0%에 달했다.피해를 받거나 목격을 한 뒤 신고하는 이들은 10명 중 8명이 채 되지 않는 수준이었다. 피해 후 신고 비율은 79.8%, 목격 후 신고 및 도움 비율은 77.9%로 나타났다. 신고하지 않은 이유로는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28.1%)'가 가장 많았다. 이어 '스스로 해결하려고(18.2%)', '알려도 해결이 안 될 것 같아서(15.4%)', '더 괴롭힘을 당할 것 같아서(15.3%)' 등의 순이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분석을 통해 단위학교별로 학교폭력 발생 유형 및 실태, 취약점 등을 파악해 학교폭력 사안별 처리방안 및 예방대책을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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