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부동산 대책 일주일] 벼랑에 선 '부동산 불패신화'

60년 불패신화에 맞선 文정부 당·정·청 3각 공조…시장 상황 따라 보유세 카드 추가로 꺼낼수도

[아시아경제 류정민 기자]
[8·2 부동산 대책 일주일] 벼랑에 선 '부동산 불패신화'

지난 60년간 굳건했던 부동산 불패 신화가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일주일 만에 벼랑에 몰렸다.

서울 강남 재건축시장은 얼어붙었고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갭(gap)투자'도 위축됐다. '당정청(黨政靑)' 3각 공조를 바탕으로 마련된 초강력 대책 탓이다. 3각 공조의 중심인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이번 대책을 통해 부동산 불패 신화의 종지부를 찍겠다며 벼르고 있다.

하지만 살아 있는 생물과도 같은 부동산의 특성을 고려할 때 섣부른 낙관론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부동산 불패론의 종말 여부는 내년 4월 이후 판가름 난다. 김 장관이 지난 4일 청와대 인터뷰에서 "내년 4월까지 시간을 줬다. 다주택자는 집을 파는 게 좋을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결정의 시한을 설정했기 때문이다. 다주택자 투기수요를 잠재울 카드를 쥔 채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셈이다. 여기에 정부는 또 다른 초강수도 꺼내겠다며 다주택자들을 압박하고 나섰다.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인상 카드가 다음 대책이라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물론 보유세 인상은 사회 전반적으로 논의해 결정할 사안이라는 게 정부의 공식 입장이나 시장에서는 도입 시기의 문제일 뿐으로 해석하고 있다.

조명래 단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보유세 인상 카드는 하반기까지 기다리지도 않고 앞으로 1~2개월 시장 상황을 지켜본 뒤 꺼내 들 수도 있다"면서 "단계적 인상 등 다양한 방법이 있으므로 여러 대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유세 인상 카드까지 예상되지만 불패 신화가 쉽게 꺾일 태세는 아니다. 다주택자들은 대책 발표 직후 일단 버티기 전략으로 정부와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서울 반포와 잠실에 급매물이 나왔지만 물량은 많지 않다.

부동산 중개업소에 시장 분위기를 묻는 전화는 늘어났다. 하지만 거래는 이뤄지지는 않는 관망세가 일주일째 계속되고 있다.

허윤경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시장 흐름에 대한 판단이 쉽지 않기 때문에 일정 기간 기다리자는 분위기"라면서 "부동산시장의 흐름은 구조적으로 밀고 왔던 힘이 소진될 때까지 이어지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역대 정부가 규제 카드를 꺼냈다가 연이어 실패한 원인은 부동산 고유의 특성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단기 투기수요 과열 등 시장에 부담을 주는 행위는 제동을 걸 필요가 있지만 '시장의 간섭'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정부가 강력한 대책을 내놓을수록 부동산 투자심리는 위축되기 마련이다. 강력한 수단을 동원해 부동산을 잡겠다는 인식에서 벗어나 시장 흐름에 따른 유연하고 정교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투자는 자산을 축적하겠다는 인간의 욕망이 반영된 결과"라며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관리하고 (부동산시장의) 변동성을 낮추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류정민 기자 jmryu@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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