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재판 마지막 날…시민들, 재판 8시간 전부터 대기

4일오전6시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중앙현관에서 시민들이 법원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원다라 기자)

4일오전6시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중앙현관에서 시민들이 법원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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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지난 4월7일부터 8월4일까지 총 52차 동안 진행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임원에 대한 재판(이재용 재판)은 '세기의 재판'으로 불리는 만큼 시민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세기의 재판'보기 위해 몰려든 시민들, 마지막 공판 보기 위해 재판 8시간 전부터 대기=결심 전 마지막 공판이 열리는 4일 오전 6시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중앙 현관 앞에는 이미 30여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날 공판은 오후 2시부터 서울중앙지법 서관 311호에서 열리는데 이 법정은 일반 시민들이 앉을 수 있는 좌석수가 32석 뿐이기 때문이다. 시민들은 법원 현관 돌 바닥 위에 누워 모자란 잠을 청하기도 했다. 이날 뿐 아니라 그동안 진행된 이재용 재판에는 매 차수마다 시민들이 이른 시각부터 재판을 찾았다. 이재용 재판을 보려는 시민 수는 많았지만 재판이 주로 서관 311호(시민석 32개), 417호(시민석 77개)에서 열려 법원에서 배부하는 방청권을 받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일부 시민들이 새치기를 해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소란이 반복되자 시민들은 방청권 배부시간까지 사람대신 가방을 세워두는 '가방줄'을 만들거나 자체적으로 번호표를 만들어 질서를 지키기도 했다.

연일 이어진 폭염에 시민들의 체온이 더해져 재판 도중 법정을 옮기는 일도 있었다. 방청권을 교부하지 않아 자유 입장이 가능했던 510호에서 재판이 열렸던 지난 7월4일에는 법정 수용 규모보다 시민들이 너무 많이 몰려 실내 온도가 높아지자 재판부가 더 큰 규모의 417호로 법정을 옮기도록 했다.

법원 관계자는 "그동안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큰 재판들을 여럿 봐왔지만 이번처럼 시민들이 많이 찾은 재판은 처음"이라며 "통상 다른 재판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 피고인, 소송 관계자, 기자들만 법정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4일오전7시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2층에서 시민들이 방청권을 받기 위해 법원에 도착한 순서대로 가방을 세워놓은 모습.(사진=원다라 기자)

4일오전7시30분 서울중앙지방법원 서관 2층에서 시민들이 방청권을 받기 위해 법원에 도착한 순서대로 가방을 세워놓은 모습.(사진=원다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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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장시간 이어져…아침 10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진행되기도=시민들의 이목이 집중된 만큼 재판 시간도 길어졌다. 12차 공판이 박원오 전 승마협회 전무의 불출석으로 10분만에 끝났던 '기적같은 일'도 있었지만 통상 이재용 재판은 이르게는 오후 3시~4시까지 6시간, 늦게는 밤11시~새벽2시 등 13시간~16시간 동안 진행됐다. 가장 늦은 시각까지 재판이 진행된 날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 증인으로 출석했던 지난달 7일이었다. 이날 재판은 아침 10시부터 새벽 2시27분까지 재판이 진행됐다. 지난 5월17일에는 재판 시간이 길어지자 재판부가 "저녁을 먹고 진행하자"고 했지만 이 부회장이 "저녁을 안 먹고 진행해도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구속 상태의 이 부회장이 호송차를 타고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서울지방검찰청 구류소까지 가서 저녁을 먹고 올 경우 재판 개정 시간이 늦어지기 때문이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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