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로 인한 집값 하락 없을 것…日과는 달라"

한은 '인구고령화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

60세이상 1~2인가구 증가, 중소형 수요↑…재건축·재개발 중심 "순공급 제한"
비수도권 노후주택 중심으로 '빈집 증가' 우려도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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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은임 기자]인구고령화가 주택가격을 하락시키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한국은행의 진단이 나왔다. 1~2인 고령가구 증가로 중소형 주택 수요가 늘어나는 데다 은퇴 후 임대수익을 위해 오히려 주택 매매에 나서는 일도 빈번해서다. 고령화와 버블붕괴가 맞물려 주택가격이 장기하락했던 일본의 뒤를 따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한은이 26일 발표한 BOK경제연구 '인구고령화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고령화로 주택수요가 감소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고령 1~2인 가구 증가로 중소형 주택·아파트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

오강현 한은 금융안정국 안정분석팀 과장은 "고령화 요인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환금성이 좋은 수도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수요는 계속 증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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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고령화가 주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두고선 주택 가격을 하락시킬 것이란 전망과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가격하락의 근거로는 고령가구가 소득 보전을 위해 주택을 처분할 유인이 커지고, 집을 사고자 하는 청년가구가 줄고 있다는 점이 언급된다. 반대로 고령 1~2인가구의 증가와 수명이 길어지면서 주택자산 유동화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주장도 힘을 얻는다. 한은은 중소형 주택 수요 증가로 고령화로 인한 가격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결론을 냈다. 1~2인 가구 수가 2015년 약 1000만명에서 2030년 1400만명으로 늘어나는데, 주로 60대 이상 가구를 위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다주택 보유자와 50대 이상 가구를 중심으로 임대를 두고 안정적 현금흐름을 추구할 가능성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자료:한국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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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사례처럼 고령화로 인해 장기적으로 주택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일축했다. 일본은 생산가능인구 비중이 하락 전환한 1990년 초반 이후 집값이 장기 하락하고 있는 상황이다.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기업들이 토지를 내놨고, 이를 사들여 주택공급량이 버블붕괴 후 5~6년간 높은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아파트 재건축·재개발을 중심으로 공급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일본과는 큰 차이가 있다. 단독주택 위주의 일본과는 달리 멸실을 동반한 재건축·재개발은 순공급이 제한적이다. 아파트 비중이 높아 거래량도 뒷받침되고 있다. 우리나라 주택 거래회전율은 작년기준 10.4%로 일본이 장기불황에 돌입하기 직전인 1988년 0.39%에 비해 월등히 높다. 또 일본은 1986~1990년 중 6개 대도시 주택지가상승률이 연평균 22.1%에 달했었지만 우리나라는 3~5% 수준에 그친다.

오 과장은 "일본은 단독 목조주택이 많아 노후화되면서 소멸이 되지만 아파트는 멸실을 동반하는데다 환금성도 좋다"며 "수도권에 집을 마련하려는 잠재수요는 계속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일본의 경로를 따를 가능성은 낮다"고 전했다.

단, 수요가 적은 비수도권 노후주택을 중심으로 빈집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의 빈집 규모는 2015년 기준 106만9000호로 전체 주택의 6.5% 수준이다. 또 고령세대가 노후대비를 위해 월세를 늘리면서 청년층과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이 늘 수도 있다는 점에서 대비가 필요하다. 한은은 고령가구의 수요 맞춤형 주택공급과 주거약자를 위한 공공임대주택 확충, 빈집 활용 등 재고주택 관리 대책 등을 추진할 것으로 당부했다.




조은임 기자 goodn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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