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에서 양자 정상회담
예정시간 40분 넘어 70분 동안 회동
북한 ICBM은 의견일치…사드는 ‘평행선’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오전(현지시간) 베를린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베를린=청와대 공동기자단
[베를린=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주석의 첫 정상회담은 ‘절반의 성공’으로 끝났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에 대해서는 공동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 차 독일을 방문 중인 문 대통령과 시 주석은 6일(현지시간) 오전 베를린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가 공동의 목표임을 재확인하면서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대화의 테이블에 나오도록 하기 위해 보다 강한 제재와 압박을 하기로 한다는데 합의했다.
특히 ICBM에 대해서는 한반도와 동북아 역내 안정과 평화에 위협이 된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면서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근원적인 해결을 위해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베를린 스캔딕 호텔에 마련된 한국기자단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갖고 “보다 강력한 제재와 압박으로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을 못 하도록 하는 한편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에 응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양국이 모든 단계에 걸쳐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두 정상의 만남은 원래 예정된 40분을 훌쩍 넘어 70분 동안 이어졌지만 사드에 대해서는 평행선을 달렸다.
문 대통령은 회동 직후 구(舊) 동독 베를린 시청에서 가진 쾨르버 재단 초청연설에서 “오늘 아침에 시 주석과 개별 회담을 가졌다. 아직 중국과 한국 사이에 사드 문제를 둘러싸고는 서로 이견이 해소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6일 오전(현지시간) 베를린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갖고 있다. 사진/베를린=청와대 공동기자단
문 대통령은 사드 보복을 철회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시 주석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각종 제약으로 인해 현실적으로 양국 간 경제·문화·인적 교류가 위축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는 것이 양 국민 간 관계 발전에 미칠 영향을 감안해 각 분야에서의 교류 협력이 더욱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가져 달라"고 했다. 그러나 시 주석은 "중국민들의 관심과 우려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또 북한 핵 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중국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지만 시 주석은 만족할만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제재 및 압박을 통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하는 것과 동시에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노력을 경주하는 게 필요하다"며 "중국이 유엔 의장국으로서 지도적인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안보리 의장국은 한 달씩 돌아가면서 맡는데 7월은 중국이 의장국이다.
이에 대해시 주석은 "북한과는 혈맹관계를 맺어왔고 한국과는 25년전에 수교했다"면서 “많은 관계의 변화가 있었지만 관계가 근본적으로 변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교 이후 한국과의 관계가 개선됐지만 북한을 우선 고려할 수밖에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베를린=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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