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하기 위해 서울 서초동 법원종합청사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문호남 수습기자)
[아시아경제 문제원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횡령 등의 혐의로 교도소에 수감돼 있을 당시 부인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관장이 박근혜 당시 대통령에게 최 회장의 특별사면을 반대하는 취지의 편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 박 전 대통령과 최순실씨의 뇌물혐의 등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최 회장은 노 관장이 보낸 편지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최 회장은 "노소영 관장이 2015년 8월 증인의 사면이 결정되기 전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증인에 대해 부정적인 내용이 담긴 서신을 보낸 사실에 대해 알고 있나"라는 질문에 힘겹게 "들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당시는 최 회장의 '혼외자 논란'이 불거진 직후였다. 최 회장은 2015년 '광복절 특사'로 특별사면된 이후 같은해 12월 한 언론사에 '자연인 최태원이 부끄러운 고백을 하려 한다'로 시작하는 편지를 보내 혼외자의 존재와 노 관장과의 이혼의사를 공개한 바 있다.
최 회장은 박 전 대통령 측 유영하 변호사가 "사면이 결정되기 전에 노 관장이 당시 박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의 서신을 보냈다는 걸 알았다는 것인가"라는 반복된 질문에도 "네"라고 답했다.유 변호사의 "언제 이런 편지가 있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냐"는 질문에는 한참 동안 대답을 하지 못하다가 "처음에 풍문 같은 이야기로 누군가 이야기를 했었다"며 "구체적으로 조금씩 조금씩 더 들었기 때문에 언제인지 불확실하다. 사면된 이후인건 확실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사면 이후 조금씩 더 들어서 이후 팩트(사실)라는 걸 확인했다는 건가"라는 유 변호사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최 회장은 이날 박 전 대통령과의 지난해 독대 당시 부정한 청탁이 오갔는지를 증언하기 위해 출석했지만, 부인과 관련된 가정사가 공개되자 쉽게 말문을 열지 못했다. 노 관장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한숨을 쉬거나 한찬 동안 답변을 망설이는 모습도 보였다.
최 회장은 이 같은 가정사로 인해 지난해 2월 박 전 대통령과의 단독면담 당시에도 부담을 느꼈다고 말했다. 대통령과의 면담 직전인 2015년 12월말부터 사생활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에 SK그룹 현안과 관련된 요청을 하기가 힘들었다는 취지다.
그는 "그런 측면에서 박 대통령에게 (수감 중이던) 동생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의 가석방 문제를 함부로 꺼내는 것이 조금 부담스러운 면이 있었죠"라는 검찰 질문에 "네"라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은 박 전 대통령과의 독대에서 최 수석부회장의 가석방 등을 건의했고 박 전 대통령이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대한 SK의 출연 액수를 직접 확인했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최 회장은 "박 전 대통령에게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워커힐 면세점 특허 갱신 문제, 최재원 수석부회장 가석방 문제에 대해 건의했다는 것이냐"는 검찰의 질문에 "네, 사실이다"라고 답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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