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文 비난 여론조사' 관여 의혹 염동열 의원 무혐의 처분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이성규 부장검사)는 지난 대선 과정에서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비난하는 질문이 담긴 여론조사에 관여한 혐의로 고발 당한 염동열 자유한국당 의원을 무혐의 처분했다고 20일 밝혔다.

검찰은 여론조사 기관 K사가 지난 3월 28∼29일 유권자 800명을 대상으로 문 후보에게 불리한 질문이 반복되는 불법 설문조사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K사는 "문재인 후보는 ○○○의 도움으로 20대 총선에서 승리했지만 등을 돌린 것은 배신이라고 하는 데 공감하십니까", "일부에서 문 후보가 집권하면 통합진보당을 부활시킬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미국보다 북한을 우선 방문하고 미국의 반대에도 김정은과 대화를 하겠다는 문 후보의 대북 태도를 지지하십니까"와 같은 질문을 반복적으로 배치해 '지지하지 않는다'는 유권자의 답변을 유도한 것으로 검찰은 결론 내렸다.

K사는 또한 참여정부 당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부채가 탕감됐다고 언급하면서 "문 대통령이 유병언과의 유착 의혹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도 여론조사에 포함했다. 공직선거법은 여론조사를 할 때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편향된 어휘나 문장을 사용해 질문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K사는 선거법상 의무 규정인 여론조사 기관 전화번호를 조사 대상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으로도 조사됐다.

검찰은 이 같은 불법 여론조사 행위의 책임을 물어 K사 대표(56)와 여론조사 기획에 관여한 모 대학 석좌교수 이모(75)씨를 각각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그러나 염 의원에 대해선 "사건 관련자 모두 염 의원이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진술하고, 염 의원의 가담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어 혐의없음 처분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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