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아시아경제 원다라 기자]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K스포츠재단 설립ㆍ운영 자금을 대도록 기업들을 질책했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 삼성측 변호인단은 이 증언을 토대로 안 전 수석이 협조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은 기업들을 질책했다는 증언은 기업들이 뇌물을 제공한 게 아니라 강요에 의해 돈을 낼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12일 오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전ㆍ현직 임원 5인에 대한 27차 공판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김진동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가운데 정현식 전 K스포츠 재단 사무총장이 증인으로 출석, K스포츠재단 설립, 운영 과정을 밝혔다. 정 전 사무총장은 "최서원(최순실)씨의 면접 거쳐 K스포츠재단 사무총장을 맡게 됐다"며 "K스포츠재단에 입사하고 업무를 하는 동안 최씨가 지시한 사항을 안 전 경제 수석이 동일하게 지시하는 일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정 전 사무총장은 "K스포츠재단은 포스코, 롯데, 부영 등에 배드민턴단ㆍ펜싱단 창단 자금 등 운영자금을 출연할 것을 요청했으며 안 전 경제수석이 기금을 내놓지 않는 기업에 대해선 질책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부영은 기금을 내놓을테니 세무조사를 완화해달라는 조건을 제시했고, 최씨가 부영의 돈은 받지 않겠다고 거절하고 대신 롯데에 기금 출연을 요청하라고 지시했다"며 "포스코는 배드민턴팀 창단지원 요구에 홀대했다가 안 전 수석의 전화 후 사과하고 지원하기로 하기도 했다"고 증언했다.
이러한 증언을 바탕으로 특검은 "안 전 수석이 대통령 참모로서 박 전 대통령 지시를 충실히 이행했던 사람인 만큼, 최씨의 지시사항을 안 전 수석이 거듭 지시했다는 증언을 통해 박 전 대통령과 최씨의 공모 관계를 알수 있다"이라며 "삼성의 뇌물공여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삼성측 변호인단은 "최씨와 박 전 대통령의 공모관계가 삼성의 뇌물 공여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는 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삼성측 변호인단은 이어 "최씨가 세무조사 완화를 출연 조건으로 제시한 부영의 자금 지원을 거절했다는 사실은 K스포츠재단에 돈을 낸 기업들이 특정 대가를 조건으로 제시하지 않았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며 "안 전 수석이 포스코 등 출연 요구에 협조적인 태도를 취하지 않은 기업들에 질책했다는 사실은 기업들이 강요에 의해 돈을 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정황을 볼때 과연 기업들이 어떤 대가를 바라고 뇌물을 제공한 범죄자인지 아니면 최씨의 국정농단 피해자인지는 다시 한번 신중히 생각해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