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특수①]"합격문 2배 넓어지니, 로또 된 기분이에요" 반색

정부의 '일자리 추경'에 공시생들 '활짝'
소방·경찰 등 학원 상담 몰려들어
추가 채용 계획서 제외된 일반행정직은 여전히 '바늘구멍'


[공무원특수①]"합격문 2배 넓어지니, 로또 된 기분이에요" 반색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생각지도 않았던 로또 당첨 기회가 찾아 온 것 같아요."지난 6일 서울 노량진 학원가에서 만난 '공시생(공무원시험준비생)' 문모(28)씨의 말이다. 소방공무원을 준비하고 있는 문씨는 문재인 정부가 최근 발표한 '일자리 추경'이 반갑다. 정부는 지난 5일 국정 최우선 과제로 꼽았던 일자리 문제 해결을 위해 11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 첫 과제로 올 하반기에 경찰 1500명, 소방관 1500명, 사회복지공무원 1500명, 교사 3000명 등 민생관련 공무원 1만2000명을 추가 채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씨가 준비하는 소방공무원의 올해 채용 예정 인원이 1997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갑작스레 2배 가까이 합격 문이 넓어진 셈이다. 문 씨는 "올해 시험 결과가 좋지 않아 꼼짝없이 삼수생이 되는가 싶었다"며 "행운 같은 기회가 한 번 더 찾아온 만큼 이번에는 놓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학원들도 분주하다. 발표 당일부터 노량진 G공무원학원 소방공무원 상담실에는 공시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이 학원 상담실 관계자는 "오늘만 해도 벌써 15명 넘게 상담을 하고 갔다"며 "한 사람당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 가까이 상담이 이어지다보니 입이 다 부르트고 다른 업무는 손도 못 댈 지경"이라고 말했다. 경찰을 준비하는 공시생들도 이번 '일자리 추경'에 두 손을 들고 환영했다. 조재경(29)씨는 "지난 상반기의 1차 시험을 끝으로 공무원 준비를 접고 일반 기업 취직에 도전할 생각이었다"라며 "하지만 이번 채용 확대로 노량진 생활을 잠시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A경찰공무원 학원 관계자도 "이맘때는 문제풀이반 등 심화과정 문의가 많은 편인데 최근 들어 부쩍 신규 상담이 부쩍 늘었다"고 말했다.

반면 공무원 채용 확대에서 제외된 일반행정직 등을 준비하는 공시생들은 아쉬워하고 있다. 세무직 시험을 준비하는 박정훈(26)씨는 "우리들의 경우 9급 기준 4월(국가직)과 6월(지방직)에 시험이 몰려있어 이 기간 사이 성적을 올리기 쉽지 않아 사실상 기회는 한 번이나 마찬가지"라며 "경찰이나 소방공무원의 추가채용과 같은 '대박'은 아니더라도 일반행정직 공무원의 채용 일정 조정하는 정도의 '중박' 정책이라도 펼쳐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공무원 추가 채용이 청년 일자리 해소의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공무원 입시학원 관계자는 "공무원 채용이 늘어난다면 더욱 많은 청년들이 공무원 채용에 뛰어들 것"이라며 "채용 인원보다 지원자가 더 늘어나면 경쟁률은 변함없어 공무원 일자리는 여전히 '바늘구멍'으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공무원 증원은 청년 일자리 해소뿐만 아니라 실질적으로 국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치안과 안전, 복지 분야의 강화로도 이어져 의미 있는 정책 판단으로 볼 수 있다"며 "다만 '공무원시험 경쟁난'이 '청년구직난'과 동의어가 아닌 만큼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청년 일자리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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