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비정규직 늘고, 처우는 나빠졌다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0)를 천명하고 나섰다. 지난 몇 년 동안 공공부문의 비정규직이 증가하고, 처우는 점차 나빠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2012년부터 5년간 국내 35개 공기업(시장·준시장형)의 비정규직 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 3월말 현재 직원 17만1659명 중 무기계약직을 포함한 비정규직은 5만7031명(33.2%)에 달했다. 3명 중 1명 꼴인 셈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비정규직 비용이 85.6%에 달했으며 한국마사회(81.9%), 한국공항공사(68.4%), 한전KDN(54.3%), 여수광양항만공사(50.3%) 등도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인 것으로 나타났다.

비정규직이 증가하는 추세지만 정규직과의 연봉격차는 커지고 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에 따르면 지난해 무기계약직이 있는 공공기관은 총 97개(기타공공기관 제외)로, 무기계약직 1인당 평균연봉은 4084만원으로 조사됐다.

반면 같은 기관의 정규직 1인당 연봉 평균은 6890만원으로 무기계약직보다 2806만원이 더 많았다. 지난 2014년만해도 2571만원이었던 정규직과 무기계약직 연봉격차는 해가 갈수록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기금관리형 준정부기관은 정규직 연봉이 무기계약직의 2.13배나 됐다. 기술보증기금의 경우, 정규직(8884만원)과 무기계약직(3181만원)간 연봉 차이가 5703만원으로 가장 컸다.

이명박 정권의 일자리 정책이었던 공공기관 고졸채용은 눈에 띄게 줄면서, 고졸 구직자들의 취업문도 좁아졌다. 알리오에 따르면 공공기관과 그 부설기관 총 355곳 중 60.6%인 215곳에서 지난해 단 한 명의 고졸인력도 신규채용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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