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과이익환수제' 긴장의 부동산시장
심의기간 줄이려 우수디자인 등 포기
당장 수도권 142개단지 재건축 영향
강남 주요단지는 세금공포
유예연장 요구..정치권은 눈치보기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박혜정 기자]서울 송파구 진주아파트 재건축사업조합은 건축심의와 환경영향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다. 재건축사업 단계별로 시ㆍ구청, 도시계획위원회 등으로부터 심의를 받아야하는 까닭에 동시다발적으로 업무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다.이 아파트가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우수디자인 공동주택이나 특별건축구역을 포기한 것도 심의기간을 줄이기 위해서다. 서울시 건축물 심의기준에 따라 우수디자인으로 인정받으면 발코니 삭제를 면제받을 수 있다. 반성용 조합장은 "조합 내부에서 업무분장을 하고 각 협력업체, 지자체 공무원과 하루에도 몇번씩 협의하면서 사업기간 단축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조합이 인허가 칼을 쥔 주무관청의 수용을 전향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잠실주공5단지는 시 도시계획위원회 본회의 상정에 앞서 소위원회를 거치면서 요구사항을 대부분 수용했다. 주요 단지별로 재건축이 활발한 반포 일대 대규모 아파트 역시 최고층수나 기부채납 조건을 둘러싸고 시와 대립각을 빚은 적이 있지만 올해 들어 전향적인 자세로 돌아서 사업진척에 몰두하고 있다.
재건축 조합들은 속도전과 함께 초과이익환수제의 유예기간을 연장해달라는 목소리도 더 키우고 있다. 재건축 조합이 내세우는 유예 근거는 과세형평성에 맞지 않고 재산권 침해가 과도하다는 점이다. 재건축 개발이익의 정확한 산출이 어렵다는 것도 유예를 요구하는 이유다. 그런데 시장과 달리 정치권과 정부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대선 후보들이 초과이익환수제 유예 연장에 부정적인데다 강남권에 혜택이 돌아간다는 반발 심리도 커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일단 새 정부 출범 이후 다시 논의 테이블에 올릴 수 있을지 상황을 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유예기간의 3년 연장을 검토했던 박덕흠 자유한국당 의원은 계획을 백지화했고 이은재 바른정당 의원도 뚜렷한 움직임이 없다. 초과이익환수제가 또 다시 유예되려면 법 개정인 필수인데, 첫 관문인 소위조차 넘기 힘든 것이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도 "재건축 부담금에 대한 폐지 또는 추가 유예 등에 대해 검토한 적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분위기라면 내년 1월1일 초과이익환수제의 부활이 불가피하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재건축 단지 중 초과이익환수제의 사정권에 있는 단지는 142개, 8만9597가구에 이른다. 대다수가 현재 조합설립인가 단계까지 진행된 상태로, 아직 지구단위계획 준비 절차 등 첫 단추를 끼우지 않은 잠재적 추진 단지까지 포함하면 이보다 훨씬 많다.
단지마다 차이가 크지만 초과이익환수제가 부활하면 이들 단지는 적게는 수백만원, 많게는 억대의 세금을 내야한다. 업계에선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의 조합원 1인당 평균 9억3993만원, 강남구 대치쌍용의 경우 조합원 1인당 3억1624만원의 분담금을 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부담금 '공포'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단순히 집값이 오른 만큼을 개발이익으로 간주하는 게 아니고 해당 지역의 평균 주택가격상승률, 공사비나 설계감리비 등 개발비용을 제하고 차익을 계산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강남권 주요 단지의 경우 조합원별로 수천만, 수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지만 준공시점의 시장상황, 개발비용 등 추산하기 어려운 변수가 많아 현재 사업을 추진중인 일선 사업장의 부담금 규모를 가늠하기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박혜정 기자 park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