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頂上은, 정상은 … 마롱 격파는 예고편일뿐

지난해까지 허리·어깨 부상이 발목
亞선수권서 달라진 경기력 보여줘

탁구 국가대표 정상은 [사진=국제탁구연맹 제공]

탁구 국가대표 정상은 [사진=국제탁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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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남자탁구국가대표 정상은(27ㆍ삼성생명)의 '태풍'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강문수 대한탁구협회 부회장(64)은 "정상은이 정영식(25ㆍ미래에셋), 이상수(26ㆍ삼성생명)와 함께 대표팀의 에이스로 활약할 것"이라고 했다.

정상은은 지난해까지 '미완의 대기'였다. 강 부회장은 "정상은은 오른손 셰이크 핸더(라켓을 악수하듯이 잡아 공격적으로 경기하는 유형)로 아주 노련하게 탁구를 한다. 탁구의 모든 기술을 구사한다"고 칭찬하면서 "3세트를 넘어가면 체력과 집중력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잊지 않았다. 하지만 정상은은 달라졌다. 지난 9~16일(한국시간) 중국 우시에서 열린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중국의 간판, 세계1위 마롱(29)을 32강전에서, 일본의 니와 고키(23)를 4강전에서 제압했다. 특히 고키에게는 1, 2세트를 내주고 3~5세트를 내리 따내 역전승했다.

김택수 남자대표팀 감독(47)이 도왔다. 김 감독은 마롱과의 경기를 앞두고 정상은에게 "중국 선수들과의 경기는 자신감을 갖고 임해야 한다.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으로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훈련한 내용을 그대로 보여줬다. 특히 공격적인 경기가 잘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했다.

정상은은 1995년 중국 지린성 옌벤 조선족 자치주에서 태어난 동포 2세다. 탁구를 좋아한 그의 아버지 정두헌(60) 씨는 여섯 살 난 아들이 탁구를 할 수 있도록 집에 있는 탁구대 다리를 자를 만큼 열성적이었다. 정두헌씨는 소수민족 차별 때문에 정상은이 중국에서 탁구를 오래할 수 없다고 생각해 가족들과 2005년 한국 국적을 받았다. 정상은은 곧장 한국 탁구의 기대주로 떠올랐다. 지난 2006년 아시아주니어선수권 단체전, 2007년 세계주니어선수권 대회 단식에서 중국 선수들을 꺾고 우승했다. 강문수 부회장은 지난 2009년 정상은이 삼성생명에 입단할 때 감독이었다. 강 부회장은 "실력은 고등학생 때부터 남달랐다"고 했다. 하지만 삼성생명 입단 후 오른쪽 어깨와 허리가 자주 아파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지난해 리우올림픽에도 나가지 못했다.

올해 아시아선수권대회가 전환점이다. 정상은은 다음달 29일~6월 5일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하는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그는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해 더 좋은 성적을 내겠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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