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6월부터 중금리 대출사업…K뱅크 대항마되나

하나금융지주와 합작회사 '핀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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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SK텔레콤이 오는 6월 고객 빅데이터를 활용해 중금리 대출 사업을 시작한다. KT가 참여한 '케이(K)뱅크'의 대항마가 될 지 주목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하나은행과 함께 6월까지 중금리 대출을 포함한 다양한 핀테크 상품을 내놓기 위해 현재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금융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지난해 10월 하나금융그룹과 합작회사 '핀크'를 출범시켰다. 핀크는 하나금융지주와 SK텔레콤이 각각 51:49 비율로 출자한 자본금 500억원 규모의 법인이다. <관련기사 12면>핀크가 취급할 주요 상품은 중금리 대출이다. 4∼7등급의 중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연 7∼15% 금리의 개인신용대출을 말한다. 기존에 신용등급이 낮아 제1금융권에서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지 못했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보다 싼 금리에 대출을 해주는 것이다. 이들은 그동안 15%대에서 최고 27.9%(법정최고금리) 금리로 대출을 받아왔다.

나이스평가정보에 따르면 개인신용등급별 인원분포 가운데 4~6등급자는 지난해 말 기준 1882만명(4등급자 752만명, 5등급자 782만명, 6등급자 348만명)이다. 1~10등급 전체 4470만명 중 이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42%다.

핀크는 법적으로 은행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예ㆍ적금은 받을 수 없다. 이에 P2P 방식으로 중금리 대출을 운영할 것으로 전망된다. P2P는 일종의 크라우드펀딩으로,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자금을 주고받는 새로운 개념의 핀테크 서비스다.중금리 대출의 핵심은 중신용자 중 돈을 갚을 수 있는 여력이 있는 사람에게 대출을 해주는 것이다. 이를 위해 SK텔레콤은 자사가 보유한 2950만명의 고객 정보와 하나은행의 금융 정보를 결합한 빅데이터 솔루션을 활용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지난 12일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 그랜드볼륨에서 열린 '4차산업혁명 대비 빅데이터 개인정보 비식별화 실증 세미나'에서 한화생명과 함께 두 회사 가입자의 비식별 개인정보를 활용한 빅데이터 분석 결과를 소개한 바 있다.

통화 시간이 없거나 통화 빈도가 낮은 고객이 신용 대출 연체율이 다소 높거나, 은행자동이체나 카드자동납부를 이용하는 고객의 연체율이 지로납부 고객이나 입금전용계좌 고객보다 낮다는 점을 확인했다.

핀크가 출범하게 되면 SK텔레콤은 통신시장의 라이벌인 KT와 중금리 대출 시장에서도 맞붙게 된다. 지난 3일 KT가 참여한 K뱅크에는 첫날 4만명이 가입하고, 대출승인이 2700여건(승인 금액 114억원)에 달하는 등 화제를 모았다. K뱅크의 경우 4.18~9% 정도의 파격적인 대출금리를 선보이고 있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핀크는 (K뱅크와 달리) 은행법상의 은행이 아니라서 예금 업무는 취급하지 못하기 때문에 중금리 대출 업무 위주로 진행할 것 같다"며 "현재 SK텔레콤 주도로 진행하고 있으며 우리가 자문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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